내용요약 주요 산유국 감산 연장 기대에 국제유가 상승... 증권사 "4분기 개선에 기대" 분석
국제 유가가 안정되고 있어 정유와 화학업계의 하반기 실적 개선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오일뱅크 제공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국제 유가가 안정화에 돌입한 가운데 정유와 화학업계가 하반기 실적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기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3.3%(1.10달러) 상승한 34.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기 전인 올초(1월 6일) 63.27달러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지만, 4월 20일 초유의 마이너스(-37.63달러) 유가와 비교하면 괄목할 등락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7월물 브렌트유도 35달러 이상 수준으로 거래됐다.

그러나 27일에는 4.5%(1.54달러) 급락한 32.81달러로 마감됐다.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을 둘러싼 미국과 긴장이 고조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러시아가 감산규모를 줄이기 원한다는 소식이 더해지면서 하락폭을 키웠다. 브렌트유도 하락해 34달러에서 줄다리기 중이다.

하지만 미국 연방기관 에너지정보청(EIA)은 2020년 미국 산유량 전망치에 대해 일평균 1169만배럴로, 지난달 1176만배럴 대비 7만배럴 하향 조정했다. 내년에는 1090만으로 13만배럴 추가 하향했다.

이달 중순에는 사우디가 6월 일평균 750만배럴 미만으로 원유를 생산하기로 발표했으며,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비회원 10개국)가 감산을 합의해 5~6월 두달 간 하루 970만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결정하는 등 희소식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미국 정유사 생산이 증대되면서 재고가 감소했다는 것도 국내 정유업계에는 긍정적이다. 정유업계는 향후 국제 유가가 인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25일 기준 주간 복합 정제마진은 전주 대비 0.4달러 상승한 1.0달러로 낮은 수준이 지속되고 있어 주간 마진 변동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래깅(Lagging·원유도입에서 선적시점 기준 가격 적용에 따라 원료 가격의 1개월 지연적용 추정) 마진의 경우 원재료 투입 시차효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됐다는 분석이다.

증권사들은 정제마진과 무관하게 정유사들의 실적이 늦어도 4분기에는 개선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올 하반기 국제유가가 40달러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가간) 이동제한 조치로 인해 항공유(등유) 마진은 마이너스 영역에 진입했다"며 "공급과잉 해소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요의 회복을 가정해 정제마진이 개선을 보이려면 오는 3분기말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이라며 "미국 휘발유 재고가 사상 최대치에 근접할 정도로 누적된 제품의 공급이 많은 상황에서 현지 정제설비 가동률 또한 70% 초반에 불과해 수요가 회복되더라도 재고 감소와 가동률 상승분 흡수라는 두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뚜렷한 정제마진 개선은 2020년 4분기에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석유화학 마진은 매우 견조한 상황이다. 화학 제품 가격은 유가 상승이 반영돼 대부분 강보합이 예상된다. 다만 에틸렌과 프로필렌 정도를 제외하면 원료가 상승에 대한 부담이 더 크다.

코로나19로 석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변화하면서 지난 3월부터 NCC(나프타 크래커)의 마진이 ECC(에탄 크래커)를 추월했다.

윤 연구원은 "2000년에서 2006년에는 NCC의 제조원가가 ECC보다 훨씬 저렴했다"며 "천연가스 수요가 급증하는 오는 겨울에는 가격 급등을 목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예측했다.

그는 "원가 구조의 역전으로 NCC의 이익률이 ECC의 이익률을 역전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초저유가로 인해 중장기 관점에서는 기존 석유화학 업체에 유리하게 적용하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그는 금호석유에 대해서는 NB 라텍스(Latex)를 중심으로 한 합성고무의 실적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했으며 효성화학과 효성티앤씨에 대해서는 마스크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한화솔루션은 PVC를 중심으로 한 케미칼 개선에, 태양광의 실적 레벨업이 중장기 평가에 있어 상향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판단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 글로벌 석유화학 가동률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가동 수준으로 하락했지만 2분기 경기 저점으로 'V자회복'이 전망된다"며 "경기 회복론에 기반해 글로벌 석유화학 가동률도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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