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소주 저도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
와인 14~15도 감안하면 소주 도수 감소폭 점차 줄어들 전망
참이슬 후레쉬 리뉴얼 출시 전 참이슬 시리즈 3종. /하이트진로 제공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이른바 ‘순한 소주’에 대한 선호도가 꾸준히 늘면서 주류업계의 소주 저도화 경향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롯데칠성음료가 ‘처음처럼’의 알코올 도수를 처음 16.9도로 내린 것에 이어 최근 하이트진로도 ‘참이슬 후레쉬’를 같은 수준으로 내리며 더 순한 소주를 내놓고 있다.

2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지난 8일 참이슬 후레쉬의 알코올 도수를 처음처럼과 같은 16.9도로 낮췄다. 2015년부터 경상권에서 판매 중인 참이슬 16.9도를 참이슬 후레쉬로 통일해 판매하기로 했다.

‘참이슬 오리지널’과 ‘진로이즈백’은 각각 20.1도와 16.9도를 그대로 유지한다.

참이슬 후레쉬가 알코올 도수를 다시 낮춘 것은 지난해 3월 17.2도에서 17도로 0.2도 낮추고 약 1년 2개월 만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2월 ‘처음처럼’이 알코올 도수를 16.9도로 낮추자 소주의 알코올 도수가 한계치에 도달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5개월 만에 알코올 도수를 조정했다. 이로써 국내 주요 소주 브랜드는 16.9도로 통일됐다.

소주의 저도화는 롯데칠성음료가 2006년 처음처럼을 20도에 출시하고 점진적으로 진행됐다. 처음처럼이 순한 소주로 인기를 얻자 하이트진로도 같은 해 19.8도의 참이슬 후레쉬를 출시했다. 이에 처음처럼은 2007년에는 19.5도, 2014년 18도, 2018년 17도로 알코올 도수를 계속해서 낮췄다.

처음처럼 플펙스 홍보 포스터. /롯데칠성음료 제공

게다가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4월 인기 힙합 래퍼 ‘염따’와 협업해 만든 ‘처음처럼 FLEX’를 출시했다. 도수는 16.7도로 기존의 처음처럼보다 낮았고, 염따의 이미지와 제품의 순한 맛은 2030 소비자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염따와 함께한 ‘처음처럼 FLEX’의 인기가 생각보다 좋았다”며 “‘혼술’ 문화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소비자가 더 순한 소주를 원한다면 이를 적극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소주 저도화 경향은 소비자가 더 순한 맛의 소주를 원하는 만큼 당분간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소주 시장이 소비자의 선호 트렌드에 민감한 ‘레드오션’인 만큼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면 시장 점유율 확대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처음처럼을 포함한 대부분의 소주 브랜드가 알코올 도수를 16.9도로 낮춘 만큼 참이슬 후레쉬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며 “과거 지방 소주들도 그렇고 소주 시장이 레드오션이기 때문에 소비자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저도화 트렌드에도 한계는 존재한다는 입장은 고수하고 있다. 처음처럼과 참이슬 후레쉬의 알코올 도수의 감소폭은 2.0도, 1.5도, 1.0도, 0.2도, 0.1도를 기록하면 점차 줄어들었다.

그는 “와인의 알코올 도수가 대부분 14~15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소주의 알코올 도수는 점차 낮아지고 있지만 그 낙폭도 점차 줄고 있어 언젠가는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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