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가뇽.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호랑이 군단이 예상을 깨고 선전하고 있다. 상승세의 원동력은 리그 정상급 선발진이다.

KIA 타이거즈는 2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KBO 리그 KT 위즈와 시즌 첫 맞대결에서 4-1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KIA는 시즌 11승 8패를 기록해 단독 4위로 뛰어올랐다.

선발 드류 가뇽(30)이 두 경기 연속 호투했다. 20일 롯데전에서 6이닝 2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으로 KBO리그 첫 승을 거둔 그는 이날도 7이닝 3피안타 8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가뇽의 역투로 KIA 선발진은 7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QSㆍ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했다. 19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 선발로 나선 이민우(6이닝 2실점)부터 가뇽(6이닝 무실점)~임기영(8이닝 1실점)~양현종(6이닝 1실점 비자책)~애런 브룩스(6.2이닝 3실점)~이민우(7이닝 3실점 1자책점)~가뇽(7이닝 무실점)에 이르기까지 7경기에서 선발 투수들이 모두 제 몫을 했다. 이 기간 KIA는 6승 1패를 수확했다. 

KIA는 2012년 10연속 QS를 2번이나 기록했다. 2017년에는 막강 선발진을 앞세워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헥터 노에시(33)와 양현종(32)이 동반 20승을 달성했고, 팻 딘(9승), 임기영(8승), 정용운(3승) 등이 뒤를 받쳤다. 당시 KIA 선발진은 승리 1위(63승), QS 횟수 1위(75회), 평균자책점 2위(4.31), 이닝 2위(818.1이닝)로 선발 야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아직 20경기도 치르지 않은 시즌 초반이지만, 올해 KIA 선발진은 2017년 우승 당시 선발진과 견줄 만하다. 26일 경기까지 양현종을 필두로 에런 브룩스(30), 이민우(27), 가뇽, 임기영(27)으로 이뤄진 KIA 선발진은 현재 선두를 질주하는 NC 다이노스(10승) 다음으로 많은 선발승(9승)을 올렸다. 브룩스(24.2이닝), 이민우(23.2이닝), 가뇽(23.1이닝), 양현종(21이닝)이 규정 이닝을 돌파했다. 현재 규정이닝을 넘긴 선발 투수 4명을 보유한 팀은 10개 구단 중 KIA뿐이다. 

또 KIA 선발진은 10차례 퀄리티스타트를 합작해 NC, 한화 이글스와 더불어 이 부문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평균자책점도 2위(3.31)를 기록 중이다.

부동의 에이스인 양현종은 지난 시즌과 달리 시즌 초반부터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며 3승을 올렸다. 올해 KBO 리그에 데뷔한 브룩스와 가뇽은 한국 무대 적응을 마치고 본격적인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2년간 부진한 임기영은 부활을 선언했고, 기대주 이민우도 올해는 잠재력을 만개할 조짐을 보였다. 맷 윌리엄스(55) KIA 감독은 “선발진이 너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굉장히 만족스럽다. 경기당 이닝도 많이 가져가주고 있다. 맞춰서 불펜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 아주 만족스럽다”며 선발 투수들을 칭찬했다.

최근 몇 년간 KBO 리그의 흐름을 보면 선발진이 강한 팀이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사례는 찾기 힘들다. 경기 초반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이 한층 안정적인 운영을 해 왔다. 이른바 ‘계산이 서는 야구’를 하는 팀이 좋은 성적을 올렸다. 

개막 전 전문가 대부분은 방망이 힘이 떨어지는 KIA를 하위권 후보로 평가했다. 그러나 KIA는 선발 야구로 반전을 보여주고 있다. ‘앞이 강한’ 호랑이들의 반란이 계속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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