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문화 콘텐츠 산업은 여타 분야에 비해 압도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산업으로 선망의 대상이 된 지 오래입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대중문화의 즐거움을 누리는 수요자에서 부가가치의 혜택을 누리는 공급자를 희망하고 있기도 하지요. 이에 한국스포츠경제 연예문화부 기자들이 나서 그 동안 전문가들이 미처 다루지 않았던 혹은 못했던 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경제학 이면을 찾아보고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는 코너를 진행합니다. <편집자 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세계 산업이 위협받는 가운데 영화산업 역시 위기를 맞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콕’을 하는 추세에 따라 극장을 찾는 발길은 자연스레 줄어들었고 이는 곧 영화산업매출 급감으로 이어졌다. 어느 때보다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낸 극장가가 하반기에 다시 반등에 성공, 정상화에 돌입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전년 동기 대비 매출 급감..‘고용 불안’까지

코로나19 후폭풍은 거세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CJ CGV는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 극장 점유율 49.5% 기록하고 있는 CGV는 올해 1분기(1월~3월) 매출이 243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8% 급감한 수치로 영업 손실은 716억 원에 이른다. 지난 해 동기 영업 이익은 235억 원이었다. 1년 만에 약 900 억 원이 넘는 손해를 본 셈이다.

CGV 측은 “투자 보류, 인력운영 효율화 등 비용 절감을 위한 고강도 자구안을 실행했지만, 임대료와 관리비 등 고정비 지출이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메가박스를 운영하는 제이콘텐트리역시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156억4000만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영화계는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았다. 영화진흥위원회 발표한 ‘4월 한국영화산업 결산 발표’에 따르면 4월 영화 관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237만 명(92.7%↓) 급감한 97만 명으로 나타났다. 집계를 시작한 2004년 이래 역대 최저치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영화 제작 현장 피해 규모 실태 설문 조사에 응한 82개 작품의 피해액(1∼4월 기준)은 213억8993만원으로 집계됐다. 작품당 평균 피해액은 2억6389만원이다. 최대 피해액은 33억3000만원에 달했다.

영진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올해 극장 매출이 지난 해보다 1조3972억 원(73%)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로 인해 영화산업 종사자 약 3만878명 중 2만 명 이상이 고용불안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고 봤다.

■ “韓영화 마케팅 전력 다할 것”..관객들 극장 찾을까

CGV는 2분기 국내외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 진출국 가운데 일부는 이달 영업이 재개됐다. CGV 측은 “6월 중에는 대부분 영업이 재개돼 관객 수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조금씩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CJ CGV 최병환 대표는 “지난 1분기는 코로나19로 인해 운영상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손실을 감수하고 국내 영화산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극장 운영을 지속했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 트렌드를 반영한 CGV여의도 '언택트 시네마', 4DX와 스크린X 같은 극장의 미래를 위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할 계획이다. 극장에서만 즐길 수 있는 차별화된 관람 문화를 선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국내 영화계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을 연기했던 작품들이 간판을 걸며 극장 정상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미 몇 차례 개봉을 연기한 한국 상업영화들이 슬슬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이다. 송지효, 김무열 주연 영화이자 ‘아몬드’로 국내 독자들을 사로잡은 손원평 작가의 연출작 ‘침입자’가 다음 달 4일 개봉한다. 신혜선, 배종옥 주연이 ‘결백’ 역시 약 7일 뒤인 6월 11일 개봉을 확정했다.

유아인과 박신혜 주연 생존극 ‘#살아있다’ 역시 6월 중 개봉한다. 흔히 여름 성수기로 불린 7월 초에서 8월 말 사이에는 송중기 주연의 SF영화 ‘승리호’, 뮤지컬 영화 ‘영웅’, ‘부산행’ 속편 ‘반도’ 등이 간판을 건다.

한 극장 관계자는 “올해는 외화 블록버스터들이 모두 개봉을 미뤘기 때문에 기댈 건 한국영화 뿐이다”라며 “영화계는 사상 최악의 불황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한국영화 마케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CJ CGV 로고, 연합뉴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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