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8일 오전 기준, 쿠팡 부천 물류센터관련 확진자 69명
마켓컬리도 장지동 상온1센터 내 확진자 발생
쿠팡 제공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배송주문이 증가하면서 최대 호황을 맞은 이커머스에 불똥이 떨어졌다. 물류센터 발 감염자가 수 십 명 무더기로 쏟아지면서 배송 업무의 중추 역할을 했던 물류센터가 집단감염의 온상지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28일 오전 9시 기준 보건당국에 따르면 쿠팡 부천물류센터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69명에 달했다. 확진자 구성은 쿠팡 근무자가 55명, 가족·지인 지역사회 접촉 감염자가 14명이다. 지난 24일 쿠팡이 운영하는 부천 물류센터에서 첫 확진이 나온 이래 약 4일 만에 70명 가까이 퍼져나갔다.

고양 물류센터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해당 확진자는 물류센터 내 사무직 직원으로 28일 0시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조치 됐다. 쿠팡은 고양 물류센터 전체를 폐쇄했다.

새벽배송 선두주자로 꼽히는 마켓컬리도 물류센터 내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확진자는 지난 24일 서울 장지동 상온1 물류센터에 출근한 일용직 근무자로 밝혀졌다.

마켓컬리는 지난 27일 오전 확진 통보를 받자마자 상온1센터를 폐쇄하고 운영 중단에 들어갔다고 설명했지만, 쿠팡의 사례처럼 관련 확진자가 계속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물류센터 내 대규모 감염을 두고 일각에서는 “터질게 터졌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물류센터는 고객에게 배송될 제품을 분류하고 옮기는 업무 등을 담당하는 공간으로 단기간 내 고강도 체력 노동이 이루어진다. 근무자들에 따르면 업무 도중 개인위생을 위해 손 씻기를 생활화하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건 고사하고 마스크의 착용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지난 27일 오후 근무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송파구 장지동 마켓컬리 상온1센터 물류센터에서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긴급 방역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커머스 물류센터에서 단기근로 경험이 있다는 대학생 A씨는 “업무 강도가 세서 일하다 보면 땀이 많이 나고 답답해서 근무 내내 마스크 쓰기가 힘들다”며 “마스크를 턱밑으로 내려서 쓰다 좀 괜찮아지면 다시 올려 쓰고 이런 상황이 반복이다”라고 설명했다.

업무 환경도 감염 위험을 키운다. 물류센터 자체가 컨테이너처럼 밀폐도가 높고 환기도 어려워 감염에 취약한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근무 형태도 한 몫 한다. 물류센터는 별도의 면접이나 복잡한 업무 투입 교육 없이 단기간 근무가 가능하다. 그렇다 보니 불특정 다수의 인원이 근무를 하기 위해 몰려 관리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업무시작 전 자체적으로 근무자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신원 리스트를 작성하는 등 방역에 대비하고 있다지만, 업무 특성상 근로자 중 젊은 층이 많아 보이지 않는 무증상 감염이 있을 수 있어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하루 걸러 쉽게 물류센터를 바꿔가며 일용직으로 근무할 수 있어 접점에 있는 사람이 많다는 점도 문제다. 실제 쿠팡 물류센터 발 확진자가 터지면서 이커머스 물류센터는 쿠팡에서 일한 적 있는 근로자들의 근무를 부랴부랴 제한에 들어간 상태다.

SSG닷컴이 운영하는 물류센터 '네오003' / SSG닷컴 제공

코로나 사태로 배송 업무량이 늘어난 이커머스 업계는 감염 사례를 방지할 수 있도록 더욱 충실한 방역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G마켓과 옥션을 전개하는 온라인 유통기업 이베이코리아는 오전 작업시간, 오후 작업시간 전으로 모든 직원 일 2회 온도 체크로 강화하고 있다. 또한 전직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해 마스크 미착용 시 근무에 배치하지 않는다. 또한 현장 곳곳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식사 및 집합장소 거리두기 시행을 도입하며 방역 지침을 확대했다.

마켓컬리와 쿠팡과 함께 새벽배송을 진행하는 SSG닷컴도 방역 강화에 나섰다. 경기 용인에서 ‘네오001’ 김포에서 ‘네오002’, ‘네오003’ 3개의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SSG닷컴은 물류센터 출입구와 작업장 곳곳에 열화상 감지기를 설치해 수시로 근무자들 체온을 체크하고 있다.

확진자가 나온 마켓컬리도 방역을 확대해 줄여 업장 소독에 힘을 쏟는다.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는 "(확진자가 나온 센터 외에도) 다른 센터도 선택적으로 방역을 완료할 예정"이라면서 "코로나19가 안정되는 시점까지 방역 점검 주기를 절반으로 단축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물류센터 관련 감염자 증가로 그동안 유통업계 배송이 쌓아왔던 긍정적인 이미지가 하락할 까 우려된다”라면서 “방역 확대에 만전을 기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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