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주축 대거 이탈' FC안양, 서울 이랜드FC 상대 시즌 첫 승
27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서울 이랜드FC와 FC안양의 경기. 안양 아코스티(가운데)가 선제골을 터뜨린 뒤 포효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스포츠경제=김준희 수습기자] 지난 시즌 주축 선수가 다 빠졌다. 전력 누수는 곧 현실이 됐다. 개막 후 내리 3경기를 다 졌다. 야심 차게 데려온 외국 선수도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모든 것이 어긋났지만 수장은 마음을 굳게 먹었다. 자신과 함께하는 선수를 믿었다. 신뢰는 결국 가치 있는 1승으로 돌아왔다.

FC안양이 개막 3연패 사슬을 끊었다. 27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2부) 2020 서울 이랜드FC와 원정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안양은 승점 3을 얻고 리그 최하위에서 7위로 올라섰다.

2019시즌 창단 첫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쾌거를 거둔 안양은 올 시즌을 앞두고 많은 변화를 겪었다. 주포 조규성(22)을 비롯해 마누엘 팔라시오스(27)와 알렉스 리마(32) 등 핵심 선수들이 모두 팀을 떠났다. 대체 자원을 영입했지만 공백은 쉽게 메워지지 않았다. 안산 그리너스FC와 개막전 0-1 패배 후 부천FC, 경남FC에 연이어 1점 차 승부를 내줬다. 설상가상으로 그나마 ‘에이스’ 노릇을 하던 이정빈(25)도 24일 경남전 후 상무로 보내야 했다. 그야말로 잇몸만 남은 상황이었다.

김형열(56) 안양 감독의 돌파구는 ‘믿음’이었다.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시즌 개막 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이탈리아 세리에A 출신 외국인 공격수 맥스웰 아코스티(29)도 4경기 연속 선발로 내보냈다. 이정빈의 자리에는 신예 구본혁(22)을 투입해 승부수를 띄웠다.

둘은 왕성한 활동량과 적극적인 자세로 서울 이랜드 수비진을 공략했다. 특히 아코스티는 수 차례 위협적인 슈팅으로 서울 이랜드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그리고 후반 12분 아코스티가 자신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순간적으로 수비진이 떨어져 있는 틈을 타 과감하게 왼발 슈팅을 때렸다. K리그 데뷔 첫 득점을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아코스티는 포효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데뷔골을 터뜨린 아코스티에 대해 “급하게 하면 안된다는 얘기를 했다”며 “골만 들어가면 충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라 생각했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해서 자신감을 심어주려 했다”고 말했다. 또 “하고자 하는 각오가 대단했기 때문에 해낼 줄 알았다”며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좋은 기량을 발휘할 거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정빈의 빈자리를 메운 구본혁에게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이정빈이 빠지면서 선수들이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며 “내가 생각하는 구본혁보다 두 배로 뛴 것 같다. 앞으로 잘 가다듬고 본인이 빨리 습득한다면 이정빈 못지 않게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준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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