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약 3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tvN 목요극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빛내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배우 정경호는 지난 28일 종영한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흉부외과 부교수 김준완 역을 맡아 상대배우들과 빛나는 케미로 극의 흐름을 원활하게 이끌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최종회는 인생의 크나큰 숙제에 선택의 기로에 선 99학번 5인방의 모습이 그려졌다. 김준완은 이익순(곽선영)에게 반지를 보냈지만 수취인불명으로 다시 반송되는 미스터리를 겪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이끌어냈다.

정경호가 분한 김준완은 겉은 까칠하고 쌀쌀맞아 레지던트들과 환자들에게 ‘악마’로 불리지만 속은 누구보다 따뜻한 인물이다. 잘 될 거라는 위로 대신 사실만을 전하는 그의 모습에 사뭇 실망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뒤에서는 누구보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수술에 임하고 후배들을 돕는 등 반전에 가까운 매력을 발산하기도 한다.

‘5인방’ 친구들이나 이익순과 있을 때는 또 다른 매력이 빛을 발한다. 이익준(조정석), 안정원(유연석), 양석형(김대명), 채송화(전미도) 등 친구들과 있을 때는 허술한 모습을, 연인인 이익순에게는 다정한 남자친구로 활약했다.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비중이 큰 편이 아니었음에도 정경호는 그 이상의 역할을 해내며 극을 이끌었다. 계산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기로 극의 캐릭터들과 완벽히 어우러지며 남다른 케미를 발산했다.

실제 정경호와는 정반대의 모습에 가까운 김준완이 더 매력적인 이유다. 전작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호흡을 맞춘 신원호PD는 정경호의 연기에 대한 믿음은 있었지만 그가 정반대 성격에 가까운 김준완을 잘 소화할지 의문이 갔다고 밝힌 바 있다.

신원호PD는 “정경호가 밤낮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너무 좋아하는 배우지만, 준완과 맞을까 고민이 있었다. 마지막까지 고민을 했는데, 전작들 중 시청자들이 좋아했던 까칠한 캐릭터가 있더라. 그래서 마음을 먹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너무 (연기를) 잘해주고 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정경호는 신원호PD와 호흡하며 “나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을 배웠다”고 했다. 그런 그의 솔직함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이끌어냈다.

정경호는 2004년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최윤 역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후 주연배우로 우뚝 섰다. 코미디, 스릴러, 액션 등 장르를 넘나들며 캐릭터에 알맞은 옷을 입은 연기로 대중을 이끌었다. 드라마 ‘무정도시’에서는 마약 조직 중간보스로 하드한 연기를 보여줬고, 수사극 ‘라이프 온 마스’에서는 형사 한태주 역을 맡아 강동철(박성웅)과 남다른 케미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줬다. 영화 ‘롤러코스터’에서는 한류스타 마준규에 빙의돼 코믹한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과시한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도 시청자들의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 까칠하지면 연인에게는 한없이 다정한 면모를 지닌 김준완으로 시청자들의 설렘을 자아냈다.

정경호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1 종영 소감에 대해 “감사히 시즌1을 마무리했다. 아직 끝이 아니기에 마음이 놓인 작품”이라며 “소중한 미도와 파라솔. 웃다가 드라마 한 편이 끝난 것 같다. 지금이라도 만나서 너무 다행이다. 많은 사랑을 준 시청자들께 감사하고 더 풍성한 시즌2로 인사하겠다”라고 남다른 소감을 밝혔다.

시즌1에서 의대 동기 5인방과 ‘찐’친구같은 케미로, 연인 이익순과는 열린 결말로 궁금증을 자아낸 정경호가 시즌2에서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사진=tvN 제공 

양지원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