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9세 공격수 홍시후, 성남의 미래로 떠올라
성남FC 공격수 홍시후.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앞으로가 정말 기대되는 선수다. 처음 봤을 때부터 또래 친구들과 달랐다.”

성남FC 공격수 홍시후(19)의 K리그1 첫 번째 선발 무대를 지켜본 김남일(43) 감독의 평가다. 홍시후는 성남이 치른 ‘하나원큐 K리그1 2020’ 세 경기(교체 2, 선발 1)에 모두 출전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올해가 데뷔 시즌인 그는 거침없이 그라운드를 누비며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세상에 알렸다. 이제 만 19세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그를 주목하게 한다. ‘김남일호’라서 가치가 더욱 빛난다.

홍시후는 올해 서울 상문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프로 무대에 뛰어든 새내기다. 프로팀 산하에서 성장하지도, 연령별 축구 국가대표팀에서도 뛰어본 적 없다. 무명에 불과한 그가 단숨에 성남에서 기회를 받은 배경엔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 신인 동기들과 함께 김 감독을 처음 마주한 날 홍시후는 혼자만 고개를 들어 시선을 고정했다. 첫 만남부터 특별한 기운을 스승에게 안겼다. 김 감독이 첫 선발 기회를 준 23일 강원FC 원정경기(1-1 무)를 마친 뒤 “범상치 않았고 무언가 해낼 선수라고 느꼈다”고 당시를 떠올리면서 홍시후의 가능성은 스승의 안목이 정확했다는 확신으로 이어졌다.

이날 홍시후의 활약상은 놀라웠다. 베테랑 공격수 양동현(34)과 함께 최전방에 배치돼 공격포인트를 제외하고 모든 걸 보여줬다. 주로 측면으로 빠져 성남의 속공에서 중추적인 임무를 수행했다. 탄탄한 기초, 뛰어난 개인기, 저돌적인 돌파가 한데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냈다. 수비 전환 시 전방에서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고, 공격 기회를 잡으면 3선과 2선의 단계를 거치는 패스 플레이 대신 횡패스와 롱패스 중심으로 효율적이고 빠른 역습 위주 패턴을 보이는 성남에서 홍시후의 존재감은 상당했다. 2015-2016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우승 당시 클라우디오 라니에리(69) 체제 레스터 시티 FC를 연상케 하는 성남의 전술에서 홍시후는 마치 공격수 제이미 바디(33)처럼 움직였다. 후반 10분 권순형(34)의 동점골도 홍시후의 발끝에서 시작했다.

성남의 미래로 불리며 축구팬을 사로잡은 홍시후는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다.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FC서울과 리그 4라운드 출격을 준비한다. 앞선 강원전 활약상으로 선발 또는 교체로든 출전이 유력하다. 서울전은 홍시후의 미래를 가늠하게 할 중요한 척도다. K리그1 우승 후보로 꼽히는 팀과 경기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또 강원보다 강하고 선수층이 두꺼운 서울의 중원과 수비를 상대로 주눅 들지 않는 경기력을 펼쳐 보여야 한다. 강원전에서 드러난 단점인 섬세하지 못한 패스, 부족한 골 결정력도 보완해야 한다.

김 감독은 이제 막 세 경기째를 소화한 제자에게 “신인의 문제는 두려움과 불안함이 있다는 것이다. 시후도 이런 걸 극복한다면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조언했다. 남다른 안목으로 자기에게 신뢰를 주는 감독 아래에서 첫걸음마를 뗀 ‘될성부른 떡잎’ 앞에 진정한 시험이 기다리고 있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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