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표차이 69표에 불과…예상됐던 초접전
브랜드 파워·100% 준공 후 분양 주효
서울 삼성동 코엑스 1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시공사 선정 총회 현장. /황보준엽 기자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예상대로 초접전이었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의 시공권은 686표를 획득한 삼성물산에게 돌아갔다. 표 차이는 69표에 불과했다.

30일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주택재건축사업조합에 따르면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 1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시공사 선정 총회 결과 유효표수 1316표 중 686표(52%)를 얻어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기권 및 무효표는 13표로 집계됐다. 대우건설은 617표(46%)를 얻었다. 예상대로 초접전이었다.

해당 사업은 처음부터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다. 사업비 총액이 8000억원을 넘는데다, 향후 진행될 강남권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만큼 양사는 반포3주구에 기술력과 서비스 역량을 총동원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등 그룹 계열사의 기술력을 총동원해 특화 설계 및 시스템 제공을 공언했다. 대우건설은 재난 대비 특화 시스템과 유엔 스튜디오 등 세계적인 설계 업체와 협업해 특화 설계를 적용하겠다고 했다.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기도 했다. 김형 대우건설 사장과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은 1차 합동설명회 뿐만 아니라 현장을 여러번 방문했다. 시공사 선정 총회에도 두명 모두 참석했다.

삼성물산 임직원들이 시공사 선정 발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황보준엽 기자

이 과정에서 양측의 경쟁은 점차 과열돼 갔다. 클린한 경쟁을 벌이겠다는 당초 계획과는 달리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고소·고발을 남발했다.

발단은 한형기 신반포1차 조합장이 반포3주구 조합원들에게 보낸 '대우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돼선 안된다'는 문자였다. 대우건설은 삼성물산과 한형기 조합장이 물밑접촉을 한 것으로 보고, 한 조합장을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홍보물 수량을 두고도 신경전이 있었다. 사전에 조합원에게 3개씩 발송하기로 합의한 홍보물 수량을 삼성물산이 6개로 늘려 발송하려다 적발됐다.

또 대우건설의 홍보요원으로 추정되는 담당자가 조합원 집을 찾아가 삼성물산의 제안서를 비방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이날도 대우건설이 마련한 '직원용 쉼터'에 일부 조합원이 모슴을 드러내면서 조합원 간 고성이 오가며 소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양측이 수주전에서 치열하게 다퉜던 만큼, 시공사 투표 결과는 예측이 어려웠다. 삼성물산의 선정된 데에는 브랜드 파워와 100% 준공 후 분양 제안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60~70% 조성 후 이뤄지는 통상적인 후분양과 달리 '100% 준공 후 분양'을 조합에 제안했다.

후분양의 경우 분양금을 높여 받는만큼 조합 부담금을 줄여 조합원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사업비를 조달하기가 어려워 건설사로서도 쉽지 않은 방법이다. 그러나 삼성물산은 조합원 총회에서 결의하는 사업비 전체를 책임지고 조달하겠다는 강수를 던졌다.

조합원 A씨는 "삼성을 믿었고, 래미안이라는 브랜드를 믿고 투표했다"며 "거기다 100% 후분양을 한다면 조합원의 이익이 커지게 때문에 고민없이 삼성에 표를 줬다"고 말했다.

이로써 삼성물산은 이달 강남에서만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1조원을 기록했다. 앞서 신반포15차(수주총액 2400억원) 시공권을 따낸 바 있다. 삼성물산은 5년만에 정비사업에 복귀한 후 연전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1109번지 일대 1490가구를 재건축해 지하 3층~지상 35층, 17개동, 2091가구 규모로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총 공사비는 8087억원 규모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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