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김혜성이 30일 KT와 경기에서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했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스포츠의 묘미는 단연 극악의 확률을 뚫고 세우는 진기록이다. 야구로 치자면 사이클링 히트, 노히트노런과 퍼펙트 게임, 골프에서는 홀인원이 대표적인 예다. 여기서 드는 궁금증이 있다. 야구의 사이클링 히트와 골프의 홀인원 중 어느 것이 더 어려울까. 
 
◆ 1만6000분의 1의 확률, 사이클링 히트

타자가 한 경기에서 1루타부터 2루타와 3루타 그리고 홈런을 모두 기록할 때 사이클링 히트라고 한다. 확률로 계산하면 1만6000분 1 정도다. 개인이 1년에 160경기를 꼬박 출전한다고 가정할 때 100년에 딱 한 번 나올 수 있는 진기록이다. 소수점으로 표현하면 0.0055%로 바늘구멍 뚫기보다 더 어려운 게 사이클링 히트다. 

이 어려운 대기록을 키움 히어로즈의 김혜성이 달성했다. 김혜성은 3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 시즌 2차전에 2루수 겸 7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다. KBO리그 26번째이자 역대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이룬 대업이다. 역대 최연소 기록은 2004년 9월 21일 한화 이글스 신종길(당시 20세 8개월 21일)이다.

2015년 두산의 유니에스키 마야가 노히트노런 기록 후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 1000분의 1 노히트노런보다 17배쯤 힘든 퍼펙트게임

타자에게 사이클링 히트가 있다면 투수에게도 달성하기 힘든 대기록이 있다. 노히트 노런과 퍼펙트게임이다. 노히트 노런은 투수가 상대 팀 선수에게 무안타, 무실점인 상태로 승리를 따내는 것을 말한다. 실책으로 주자가 출루했을 때도 안타로 출루한 게 아니기에 노히트 노런이 적용된다. 반면 퍼펙트 게임은 말 그대로 타자가 단 한 명도 1루 베이스를 밟지 못하고 투수가 승리를 따낸 경우다. 

노히트 노런 확률이 1000분의 1이라면 퍼펙트 게임은 그보다 17배쯤 어려운 17만분의 1이다. KBO리그 38년 역사에서 노히트 노런은 14번, 퍼펙트 게임은 단 한 번도 기록되지 않고 있다. 야구의 본고장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100년이 넘는 역사 동안 퍼펙트게임이 단 23차례만 나왔고, 그마저도 2012년 이후 끊긴 상황이다. 역대 15번의 퍼펙트게임이 기록된 일본 프로야구 역시 1994년 이후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고 있다. 
 
 

홀인원을 기다리는 홀 모습. 연합뉴스

◆ 3년간 운수대통 한다는 홀인원

‘3년간 운수대통 한다’는 속설이 있는 홀인원은 사이클링 히트나 노히트 노런, 퍼펙트 게임보다 확률적으로는 높다. 아마추어 골퍼가 홀인원을 할 확률은 통상 1만2000분의 1, 투어 프로는 3000분의 1정도로 집계된다. 

야구에 비해 상대적일 뿐 실제 홀인원은 쉽지 않다. 단적으로 1940년 PGA투어에서 활약했던 해리 고든은 160야드의 파3홀에서 모두 60시간25분 동안 1817번의 볼을 쳤지만 홀인원을 하지 못했다. 1951년에는 뉴욕의 한 신문사가 과거 홀인원을 했던 사람 1409명을 모아 실험을 했다. 파3홀에서 각각 다섯 차례씩 모두 7054차례 샷을 하도록 했으나 홀인원은 나오지 않았다. 

수학적으로 봐도 홀인원은 쉽지 않다. 주말 골퍼가 매주 한 차례씩 10년 동안 500번 정도 라운드를 한다고 가정하자. 보통 18홀당 파3홀이 4개인 점을 고려할 때 10년 동안 2000번 정도 샷을 할 수 있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60년 동안 매주 한 차례씩 라운드를 해야 홀인원이 나올 수 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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