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가 국내 복귀를 위해 원소속팀 키움에 임의탈퇴 해제를 요구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가 최근 국내 복귀를 선언한 '킹캉' 강정호와 올 시즌을 대비해 야심차게 선택했던 용병 테일러 모터에 대해 엇갈린 결정을 내렸다. 키움은 2015년 강정호에 대해 임의탈퇴, 모터는 지난달 30일 KBO에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 임의탈퇴와 웨이버 공시 요청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 '방출 NO' 법적 권리 포기인 웨이버

흔히 웨이버 공시를 방출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엄밀하게 말해 웨이버와 방출은 다른 의미다. 웨이버는 법률적으로는 권리 포기 또는 포기 증서를 의미하며 프로 스포츠에선 공개 이적으로 보는 게 맞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야구 규약' 제93조는 웨이보에 대해 '구단이 참가활동기간 중 소속선수와 선수계약을 해제하거나 포기하고자 하는 경우 다른 구단에게 당해 선수계약을 양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고시하고 있다. 

결국 웨이버는 우리 팀의 (외국인) 선수와 계약을 해제 또는 포기하려고 한다는 의사를 다른 구단에 알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웨이버 공시는 구단이 직접 하는 것이 아니다. 구단은 KBO에 요청하고, KBO가 공시한다. 

키움 구단은 올 시즌 용병 모터에 대해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 연합뉴스

◆ 웨이버 공시 거부하지 않는 이유

방출과 다르지만 웨이버를 방출로 오해하는 이유는 야구 규약 제99조 때문이다. 제99조는 '선수계약의 양도신청이 없는 웨이버 선수는 총재가 웨이버 공시한 날로부터 7일이 되는 날의 다음 날부터 자유계약 선수로 신분이 변경된다. 다만 어느 구단도 그 선수와 당해 연도 선수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

웨이버 공시 선수를 영입할 의사가 있는 구단이라면 공시 후 1주일 이내 KBO 총재에게 알려야 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타 구단에서 방출한 외국인 선수를 받아들이는 구단은 현실적으로 거의 없다. 때문에 웨이버가 곧 방출로 오해 받고 있다. 또 여기서 말하는 자유계약은 흔하게 알고 있는 FA와 달리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를 말한다. 

구단의 웨이버 공시에 대해 외국인 선수는 거부할 수 있다. 웨이버 공시 후 1주일 이내에 KBO 총재에게 거부 의사를 서면 제출해야 한다. 이 경우 웨이버 공시한 선수와 구단의 계약은 파기되며 선수는 임의탈퇴 신분이 된다. 그러나 구단의 웨이버 공시를 거부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웨이버 공시를 거부해 임의탈퇴 신분이 되면 잔여 연봉을 수령할 수 없고, 복귀 때 원소속팀이 보유권을 갖게 된다. 
 
 

강정호의 국내 복귀 첫 단추인 임의탈퇴 신분 해제가 주목 받고 있다. 연합뉴스

◆ 강정호가 임의탈퇴 해제를 요구한 이유

'음주운전 삼진아웃'으로 선수생명이 끊길 위기에 놓인 강정호는 최근 KBO에 임의탈퇴 복귀 신청서를 내고 국내 복귀 의사를 전했다. 지난달 25일 열린 KBO 상벌위원회는 강정호에게 1년간 유기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을 내렸다. 강정호는 왜 국내 복귀 신호탄으로 임의탈퇴 해제를 요구했을까. 

임의탈퇴는 야구 규약 제31조에 명시돼 있다. ▲선수가 구단에 계약 해지를 요청해 구단이 승낙하거나 ▲구단이 선수와 계약을 해지할 경우 ▲보류기간이 끝날 경우 임의탈퇴 신분이 된다. 임의탈퇴 선수는 공시일부터 선수단 훈련에 참가할 수 없다. 위반할 경우 구단은 제재금 1000만 원, 선수는 위반이 확인된 날부터 만 2년간 소속 및 육성 선수로 등록할 수 없다. 

결국 임의탈퇴 신분이 되면 최소 1년은 프로야구에서 뛸 수 없으며 복귀 때는 원소속팀만 계약을 맺을 수 있다. 2015년 포스팅시스템으로 강정호가 빅리그로 진출할 당시 히어로즈는 강정호를 임의탈퇴 신분으로 처리했다. 국내 복귀를 임의탈퇴 해제와 함께 히어로즈와 협상이 필수적이다. 

키움 구단은 "강정호가 직접 김치현 단장에게 연락해 복귀 의사를 전달했다. 향후 거취와 관련된 문제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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