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시즌도 KBL 무대를 밟는 센터 3인방. 왼쪽부터 자밀 워니, 캐디 라렌, 치나누 오누아쿠. /KBL 제공

[한국스포츠경제=김준희 수습기자] 지난 시즌 한국프로농구(KBL)를 주름잡았던 ‘센터 3총사’ 자밀 워니(26)와 캐디 라렌(28), 치나누 오누아쿠(24)가 원소속팀과 재계약했다.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는 일찌감치 신장 208㎝ 빅맨 숀롱(27)과 계약을 마쳤다. 다가오는 시즌도 KBL 대세는 ‘장신 외국인 선수’가 될 전망이다.

서울 SK 나이츠는 지난달 27일 2019-2020시즌 외국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워니와 재계약했다고 밝혔다. 창원 LG 세이커스와 원주 DB 프로미도 29일 라렌, 오누아쿠와 한 시즌 더 동행한다고 전했다.

세 선수 모두 지난 시즌 데뷔와 함께 KBL 골 밑을 지배했다. 워니는 43경기에서 평균 27분 51초를 소화하며 20.4득점 10.4리바운드 3.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포스트에서 다양한 기술을 갖추고 있어 득점력이 뛰어났다. 라렌은 내외곽을 오가며 맹활약을 펼쳤다. 42경기 평균 27분 6초를 뛰며 21.4득점 10.9리바운드를 올렸다. 경기당 3점슛 1.2개를 꽂았다. 성공률은 41.6%에 달했다. 오누아쿠는 강력한 블록 능력을 앞세워 윤호영(36), 김종규(29)와 함께 ‘신(新) DB산성’을 구축했다. 40경기 평균 24분 57초 출전해 14.4득점 10.3리바운드 1.5블록슛을 마크했다.

재계약 추진은 당연한 수순이다. 원소속팀 SK와 LG, DB 모두 일찌감치 ‘함께하자’는 의사를 전달했다. 지난달 29일까지 KBL에 재계약 여부를 통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세 팀 모두 기한에 맞춰 도장을 찍었다. 현대모비스가 이미 5월 초 미국프로농구(NBA) 경력자 숀롱을 새 외국인 선수로 낙점한 가운데 현재까지 계약이 완료된 외인은 모두 장신 정통 센터 유형이다.

KBL은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을 폐지했다. 각 구단은 장신 200㎝ 이하, 단신 186㎝ 이하로 맞춰야 했던 규제에서 벗어나 팀 상황에 맞게 외인을 꾸릴 수 있었다. 대부분 팀이 장신 조합으로 외인을 구성했지만,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와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가 유이하게 단신 조던 하워드(24)와 섀넌 쇼터(31)를 선발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둘 모두 시즌 도중 퇴출됐다. 전 쿼터 외국인 선수 1명 출전으로 제도가 변경되면서 단신 선수 출전 시 약점이 뚜렷했기 때문이다. 오리온과 전자랜드 모두 높이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장신 선수로 교체 절차를 밟았다.

선례를 확인한 만큼 다음 시즌도 장신 외인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단신 외인이 점차 사라져가는 추세 속에 리그에서 다양한 유형의 외국인 선수를 보지 못하는 점은 다소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김준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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