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찰이 쿠르드족 남성을 제압하고 있는 장면 /트위터 @kashidahideki 게시 동영상 캡처

[한스경제=마재완 수습기자] 경찰 강경 진압으로 피해자가 생긴 일이 미국에 이어 일본에서도 발생했다.

31일 마이니치(每日)신문 보도에 따르면 15년 전에 일본에 온 후 장기체류 비자를 얻어 음식점에서 일하는 터키 출신 쿠르드족 남성은 최근 도쿄도(東京都)에서 경찰관으로부터 부당하게 폭행을 당했다며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경찰관 2명을 27일 도쿄지검에 고소했다.

이 남성은 고소장을 통해 지난달 22일 도쿄 JR에비스(惠比壽)역 인근에서 차를 몰고 가던 중 경찰이 순찰차 사이렌을 울리며 따라와 차를 세우도록 했고 불심검문을 거부하자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고소장에는 당시 경찰은 '차 내부를 조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남성이 치과에 가던 중이라서 거부의사를 밝히자 곧바로 경찰관 2명이 남성의 팔을 잡은 뒤 목을 억누르고 넘어뜨렸다는 내용도 명시돼있다. 남성은 이로 인해 목, 다리, 옆구리 등에 상처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차를 타고 함께 이동 중이던 남성의 친구가 당시 상황 일부를 동영상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렸다. 남성이 마이니치신문에 제공한 동영상을 보면 제압당한 남성이 "아무 짓도 안 했다", "만지지 말라"라고 항의함에도 경찰관 2명은 그를 완력으로 주저앉힌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은 남성의 다리를 걷어차고 팔로 목을 조른다. 또 동영상 촬영을 제지하기도 한다. 행인이 다른 방향에서 찍은 영상을 보면 남성은 경찰에 제압당한 상황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도와주세요", "동영상을 찍으세요"라고 외친다.

남성은 현장에 경찰관 약 30명이 출동해 승낙 없이 차의 트렁크에 있던 상자를 파손하거나 가방 속을 조사한 후 자신을 풀어줬다고 말했다.

이런 주장이 알려지면서 지난달 30일 도쿄에서는 약 200명이 '외국인을 차별하지 말라'며 가두 행진을 하고 사건 현장을 관할하는 시부야(澁谷) 경찰서로 몰려가 항의했다. 도쿄신문 보도에 의하면 이 과정에서 일본 경찰은 경찰서 부지  무단 침입 혐의를 적용해 시위에 참가한 일본인 남성 1명을 현행범 체포됐다. 당시 시위 현장에 나온 남성은 "'숨을 못 쉬겠으니 그만두라'고 해도 멈추지 않았다"며 (경찰관에게) 제대로 이야기를 들어보라고 얘기했지만 '시끄럽다, 닥쳐라, 말하지 말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그는 당시 경찰들의 행동이 (흑인을 체포하다 숨지게 한) "미국 경찰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마재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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