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총격 사건 잇따르며 유혈사태로 번져…트럼프 ‘안티파’ 테러조직 지정 엄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미국에서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관의 강압적인 체포 과정에서 숨진 사건으로 시작된 시위가 유혈 폭력 사태로 번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시위 주도 세력을 ‘극우 좌파’로 몰아붙이며 '안티파'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은 "안티파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티파'는 극우 파시스트에 반대하는 극좌파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다만 어떤 인사들을 안티파로 규정, 테러조직으로 지정할지 등에 대한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부연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당 인사가 이끄는 시와 주(州)들은 지난밤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뤄진 급진좌파 무정부주의자들에 대한 완전한 진압을 살펴봐야 한다. 주 방위군은 훌륭한 일을 했다"며 다른 주들도 너무 늦기 전에 주 방위군을 투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현재 5000명의 주 방위군이 15개 주 및 수도인 워싱턴DC에 투입된 상태로, 2000명의 주 방위군이 추가로 대기 중이라고 주 방위군 측이 성명에서 밝혔다고 미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날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는 미국 75개 도시로 번졌다.

곳곳에서 약탈과 방화를 동반한 폭동이 유혈 사태로 번지며 총격 사건까지 잇따르자, 현재까지 최소 4명이 숨졌다. 체포된 시위대는 1600명을 넘었다.

폭력 시위로 미전역이 무법천지 상황이 되자 20여개 도시는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동했고, 수도 워싱턴D.C.와 캘리포니아주 등 12개 주(州)가 방위군을 소집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국의 많은 지방 행정당국이 동시에 통금령을 내린 것은 1968년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 사건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적 위축이 지속하면서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평가받는 흑인층의 분노가 더 거세게 타오르는 것으로 보인다.

NYT는 "코로나19 봉쇄조치와 경제 둔화, 대규모 실직사태 이후 (미국인들이) 플로이드 사건과 관련해 불평등에 대한 고통을 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 25일 편의점에서 위조지폐 사용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인근에 있던 흑인 조지 플로이드(46)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경찰관이 무릎으로 플로이드의 목을 8분 넘게 짓누르면서 숨 쉴 수 없다고 고통을 호소하던 플로이드는 결국 목숨을 잃었다.

당시 상황을 찍은 동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되면서 사람들이 분노했고 사건이 벌어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시작된 시위는 들불처럼 빠르게 각지로 번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시위대를 '폭력배'(Thugs)라고 지칭하거나 "약탈이 시작될 때 총격이 시작된다"며 군 투입은 물론 총격 대응까지 예고해, 강경 진압으로 국론 분열을 부추긴다는 논란에 휩싸여왔다.

한편 키샤 랜스 보텀스 애틀랜타 시장은 이날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미국이 400년 넘게 인종차별주의의 추악함에 직면해왔다고 지적한 뒤 '혁명은 일회성 사건이 아니다'라는 문구를 인용, 인종 차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면서 "우리는 인내심이 아닌 평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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