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롯데, 7개 계열사 통합한 '롯데온' 활발하게 전개
멤버십 이전 및 유료멤버십과 관련해 차별화된 혜택 부족
롯데온 홈페이지 캡처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롯데의 야심작 '롯데온(ON)'이 호기롭게 등장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오픈 첫날 200만명의 접속자가 몰리며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누렸지만, 점차 그 이면에서 기능적인 문제와 멤버십 등 크고 작은 아쉬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온의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숫자는 500만 이상이다. 롯데는 지난 4월 28일 백화점, 마트, 롭스 등 7개 쇼핑 계열사를 통합한 쇼핑 플랫폼 롯데온을 공개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오픈 시작과 함께 롯데온 접속자는 200만명을 넘겼다. 롯데가 당초 예상했던 수준인 100만명에서 150만명 수준을 훌쩍 넘어서고 트래픽 과부화가 생길 만큼 큰 관심이 쏟아졌다.

소위 말해 유통공룡의 든든한 ‘빽’을 가진 롯데온은 화려한 레드카펫을 걸으며 출범했지만 그에 비해 초반성적표는 아쉽다는 분석이다. 1일 기준 롯데온의 구글 플레이스토어 내 평점은 5점 만점에 2점이다. 모바일 쇼핑 경쟁자로 꼽히는 SSG닷컴이 3.5점, 쿠팡이 4.5점인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다. 이용 후기를 살펴보면 사용자들은 대체로 앱 사용 시 느린속도와 버벅거림, 통합검색 시 최저가 가격정렬 오류 등 다양한 문제점을 토로하며 낮은 평점을 매긴 것으로 확인됐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롯데온 캡처

그중에서도 고객들이 마음을 돌아선 이유로 단연 멤버십 이슈가 가장 많이 거론된다. 롯데는 기존 롯데닷컴 앱을 개편해 롯데온으로 재단장했다. 따지고 보면 앱 다운로드 이용자 자체가 롯데닷컴 회원들이 대부분인 셈이다. 이 과정에서 롯데는 기존 롯데닷컴 이용고객 중 최상위 등급인 ‘플래티넘 플러스’ 고객을 롯데온으로 전환하면서 등급을 초기화했다.

플래티넘 고객들은 그동안 해당 등급이 되면 무제한 무료배송과 7% 할인쿠폰 등의 혜택을 받아왔다. 이들은 무료배송권 5장과 할인쿠폰 3% 달랑 1장을 지급받고 그대로 롯데온으로 흡수됐다. 롯데 측은 기존 고객들에 지속적인 혜택을 주겠다는 입장이지만 충성층 혜택을 대폭 축소했다는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롯데 멤버십 회원인 A씨는 “롯데닷컴을 십년 넘게 사용해 플래티넘 플러스 등급을 유지해 왔는데, 롯데온으로 전환되면서 혜택이 대폭 사라졌다”라면서 “다시 등급 높이려면 그만큼 시간과 돈이 드는데 단골 고객을 그냥 내다버린 느낌이다”라고 불만을 내비쳤다.

유료멤버십 서비스 효용성도 물음표다. 롯데는 지난해 연 회비 2만원(월 2900원)의 유료 멤버쉽 롯데오너스 제도를 도입했다. 백화점·마트·슈퍼·롭스·홈쇼핑·하이마트·닷컴 총 7개 계열사 쇼핑몰을 통합한 유료멤버십이다. 유료멤버십은 고객을 락인(Lock-in)하는 전략으로 탄탄한 기반을 형성할 수 있고 접근성을 높여 매출 확대를 누려볼 수 있다. 시장 판도가 빠르게 변하는 이커머스에서 고객을 잡아둘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로 꼽힌다. 롯데는 롯데온 공식 출범과 맞물려 롯데오너스를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지만 혜택 범위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

이베이코리아가 전개하는 유료멤버십 스마일클럽
롯데 유료멤버십 롯데오너스

이베이코리아가 전개하는 스마일클럽은 연회비 3만원을 내면 최대 3% 적립, 최대 12%할인, 스마일배송상품 매일 1회 무료배송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멤버십에 가입하자마자 쇼핑몰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는 3만7000원 스마일캐시도 준다. 타 업체랑 연계한 혜택도 인기다. 스마일클럽 회원은 매일 1회 딜리버리히어로가 전개하는 배달앱 ‘요기요’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3000원 할인받을 수 있어 호평을 얻고 있다.

반면 롯데오너스는 연회비 2만원을 내면 롯데 계열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엘포인트 2만점, 최대 2% 엘포인트 적립, 롯데 7개사 온라인몰 월 14회 무료배송, 롯데오너스 추가할인 등의 혜택을 준다. 무료배송은 백화점, 롭스 등 각 사별로 2회씩만 제공돼 사실상 이용하는 곳만 이용하는 이용자들이 많다보니 턱없이 부족한 횟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오너스 가입 회원 B씨는 “지마켓은 매일 무료배송에 쿠팡도 신선식품 무제한 반품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롯데는 무료배송이 제한돼 자주 주문하기도 어렵다”라고 평했다.

지난해 모바일 리서치그룹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모바일쇼핑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쇼핑 유료멤버십 이용률 1위는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스마일클럽이다. 그 다음 쿠팡의 유료멤버십 로켓와우가 2위로 뒤를 잇고 롯데오너스는 5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27일 기자간담회 당시 소개된 롯데온(ON) 기능 / 변세영 기자

롯데는 롯데멤버스를 통해 국내 인구 75%에 달하는 3900만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이커머스 사업의 핵심인 고객 분석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롯데로서는 다소 아쉬운 성적표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롯데온 준비에 2년동안 3조원이나 투자했다고 하지만, 서비스 구축 초반단계다 보니 다양한 문제점이 나오는 것 같다”라면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면 기존 고객층을 원활하게 흡수하고 롯데온만의 혜택이나 차별화된 서비스를 지금보다 늘려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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