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가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0.75%에서 0.50%로 0.25%p 인하했다. 이로 인해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한은 금통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주식시장은 일단 반기는 분위기다. 

통상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는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커져서다. 또 정부가 경기부양에 나서겠다는 신호로 해석돼 투자심리를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기준금리 인하를 정부의 경기 부양 조치로 해석하며 긍정적이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불확실성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기준 금리 인하가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며 "외국인 수급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센터장도 “기준 금리 인하 결정이 주식시장에 투자환경 변화를 일으킬 정도는 아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를 경기가 안 좋아진 것을 인정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은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0.2%로 전망했다. 한은의 마이너스 경제 성장 전망은 지난 2009년 7월 -1.6% 이후 11년 만이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금리인하보다 경기 진단이 시장에 우려를 안겨줬다"며 "2분기 경기가 가장 우려스러운 가운데 투자자들은 공식화된 경기 둔화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업의 유동성 공급 측면에서도 불확실성은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금리 인하 후에도 경기 악화 국면에서 국고채와 회사채 간의 금리 스프레드가 커진다는 분석이다.

기준금리 인하 보다 코로나19 2차 확산 및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발 미중 갈등이 주식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한금융투자는 ‘2020년 하반기 전망-주식’을 통해 "그동안 전염병은 2차 확산 때 더 큰 피해를 끼쳤다"며 "가을이 2차 확산 유력 시점"이라고 우려했다. 또 "2차 확산이 지나간 후 치료제나 백신이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 중 대량 생산에 성공한다면 세계 경제는 그나마 코로나19 이전으로 복귀가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주간 금융시장 리뷰 및 전망’에서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키면서 미국과의 갈등이 재고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 기업에 대한 추가적인 제한 등이 미국 정부의 대 중국 제재카드로 거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선을 5개월 정도 앞둔 미국 행정부의 대응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고 최근 유동성 효과로 주가가 단기에 급등한 상황에서 미중 갈등이 부상할 경우 주가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인하가 주식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연합뉴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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