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신화섭] 행복은 성적 순이 아니었다.

한국스포츠경제는 글로벌 정보분석 기업 닐슨코리아와 함께 프로야구 팬들을 대상으로 응원구단별 ‘야구행복지수’를 조사했다. 그 결과 팬들의 행복도는 팀 순위와 사뭇 달랐다. KBO리그 선두를 질주하는 두산과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kt 팬들이 행복지수에서는 공동 1위를 차지했다.

행복지수는 야구를 통해 느끼는 행복감의 정도를 8개 항목에 걸쳐 설문해 산출했다. 각 문항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0), 그렇지 않다(2.5), 보통이다(5.0) 그렇다(7.5) 매우 그렇다(10.0)’ 순으로 배점해 10점 만점으로 수치화했다. 10개 구단 전체 팬들의 야구행복지수 평균은 6.77로 나타났다.

구단별로는 팀 순위에서 극과 극에 위치한 두산과 kt가 나란히 7.21을 얻어 공동 1위에 올랐다. 팬들이 야구에서 느끼는 행복이 단지 응원팀의 성적에 좌우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두산 팬의 경우 ‘응원팀의 경기 결과가 궁금하다’가 8.15, ‘응원팀의 경기를 챙겨보거나, 경기를 보지 못했더라도 승패를 챙겨보는 것이 즐겁다’가 8.10로 10개 구단 중 가장 높았다. 지난 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이어 올해도 시즌 초반부터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팀 성적에 팬들이 큰 행복을 느끼는 것으로 풀이된다. ‘야구를 보면 하루의 피로(스트레스)가 해소된다’는 응답도 7.15에 달했다.

10구단 kt 팬들은 야구가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야구는 내 삶의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가 6.90, ‘야구가 없다면 삶이 무료할 것 같다’가 6.05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응원팀의 승패에 따라 기분의 좋고 나쁨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는 문항에서도 kt 팬들이 7.45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롯데 팬들이 행복지수 6.97로 3위에 자리했다. 올 시즌 롯데의 성적이 하위권에 머물러 있음에도 ‘야생야사(野生野死)’의 열혈 팬답게 야구를 통해 여전히 큰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다. 역시 열정적이라면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KIA 팬들이 행복지수 6.95로 롯데에 근소하게 뒤진 4위에 올랐다.

이어 SK-LG-NC-한화-넥센 순으로 순위가 매겨진 가운데 최하위는 삼성의 몫이 됐다. 삼성팬들의 행복지수는 6.28에 그쳤다. 지난 해까지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다 올 시즌 하위권으로 떨어진 팀 성적을 반영하듯 ‘응원팀의 경기 결과가 궁금하다(7.10)’와 ‘야구 경기를 보면 하루의 피로(스트레스)가 해소된다(6.00)’의 지수가 최하위였다. 특히 올 해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개장했음에도 ‘시간이 된다면 가급적 야구장에 가서 경기를 관람하고 싶다’ 문항도 행복지수 6.15로 10개 구단 중 가장 낮았다.

<어떻게 조사했나>

이번 조사는 한국스포츠경제 의뢰로 닐슨코리아에서 지난 8월8일부터 14일까지 온라인 서베이 방식으로 실시됐다. 조사 대상은 응원하는 야구팀이 있으면서 2016년 1회 이상 야구장을 방문했거나 TV, 모바일 등을 통해 주 1회 이상 야구 경기를 관람한 사람이며, 표본수는 500명(응원구단별 50명씩),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다.

 

신화섭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