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현대-대우-삼성 등 조선 3사, 카타르와 23조원 규모 LNG선 슬롯 확보 계약
현대중공업(왼쪽)과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각사 제공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조선업계가 카타르 국영석유사 카타르 페트롤리엄(QP)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공간(슬롯) 계약을 체결하는 등 '수주 갈증'을 해소할 전망이다. 그러나 LNG선을 제외한 주요 선종의 유의미한 지표 개선 소식이 없어 업황 턴어라운드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2일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한국 조선 3사가 QP와 700억 리얄(한화 23조6000억원) 수준의 LNG 캐리어 슬롯 확보 계약을 맺었다"며 "각 사별 수주량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2027년까지 3사의 LNG선 슬롯의 상당 부분을 확보하기로 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4월말 기준 조선사별 수주 실적은 올해 연간 수주목표 대비 다소 아쉬웠기 때문에 이번 발주 소식은 호재"라면서도 "다만 2027년까지 슬롯을 예약, 한꺼번에 발주한 것이 아니고, 앞으로 5~7년간 나누어 조선 3사가 균등 수주한다고 가정하면 각 사별 연간 수주량은 1조1200억원에서 1조57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카타르 석유공사는 최소 60척에서 최대 120척의 LNG선을 주문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4월 중국선박공업그룹(CSSC) 자회사 후동중화조선이 카타르 석유공사와 화상회의를 통해 총 200억위안(한화 3조4850억원), '8척 건조+8척 옵션' 형태로 총 16척의 슬롯 예약을 한 바 있다. 나머지를 모두 국내 조선사들이 가져오면서 한국의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는 평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선박 발주가 급감한 상황에서 카타르발(發) 훈풍이 불고 있지만 ▲러시아 쇄빙 LNG선 10척 중 5척을 후동중화조선에 빼앗긴 점 ▲LNG선을 제외한 주요선종의 유의미한 지표 개선이 발생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점 ▲실제 발주와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점 등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이번 계약이 '슬롯 예약'이기 때문에 일부 허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04년 카타르가 올해와 같은 조선 3사와 LNG선 90척 이상에 대한 슬롯 예약 계약을 체결했는데 발주는 53척에 그쳤다.

긍정적인 시선도 있다. 세계 최대 LNG 수출국 카타르가 미국과 호주, 캐나다 등 신흥 LNG 수출 국가들과 경쟁을 위해 준비하는 만큼 실제 수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예측이다.

또 카타르 외에 모잠비크, 러시아 야말 등 LNG프로젝트가 남아 있고, 연간 6척인 후동중화조선의 건조 능력을 감안하면 모두 한국이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NG선 발주로 한국 조선소들의 도크가 가득 채워지게 되면 LNG추진엔진을 탑재해야 하는 컨테이너선과 탱커, LPG선 선주사들 역시 선박 발주를 서두르게 될 수 있다"며 "선박 수주선가도 오르게 되고 선가가 오를수록 선주사들의 선박 발주심리를 자극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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