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태인이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빠른볼을 주무기로 호투를 펼쳤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F***." 

10홈런으로 올해 처음으로 두자릿 수 홈런을 기록했고 1일 기준 장타율(0.813)과 순장타율(0.438)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는 LG 트윈스 라모스가 프로 2년 차 삼성 라이온즈의 원태인의 묵직한 직구에 욕설을 내뱉었다. 

라모스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에 4번 타자 겸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절정의 타격감과 팀의 4번 타자라는 중책을 맡고 경기에 나선 라모스는 연습타석에서부터 매섭게 방망이를 휘두르며 예열을 마쳤다. 

원태인과 첫 대결은 공 하나로 끝났다. 라모스는 원태인의 초구 빠른 공을 타격했지만 3루수 앞 땅볼로 더그아웃으로 물러났다. 라모스는 팀이 0-2로 뒤진 4회 다시 원태인과 맞붙었다. 2타자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의 찬스 상황이었다. 4번 타자 라모스에 한 방을 기대하는 분위기 커졌다. 결과는 삼진아웃. 라모스는 원태인의 초구와 2구 빠른 공에 모두 방망이를 헛돌렸다. 그리고 이어진 2볼 2스트라이크 승부 상황. 원태인의 선택은 직구고, 라모스 역시 힘껏 배트를 내밀었다. "스트라이크 아웃." 심판의 우렁찬 콜 소리와 함께 라모스의 입에선 진심을 담은 한 마디가 새어 나왔다. "F****."

1사 1,2루. 라모스에 이어 찬스를 넘겨 받은 김민성 역시 장탄식을 내뱉었다. "아오." 2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원태인은 한 가운데로 볼을 뿌렸다. 김민성도 벼락같이 방망이를 내밀었지만 원태인의 직구는 김민성의 스윗스팟을 외면했다. 김민성은 큰 탄성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결국 원태인은 실점 없이 위기를 넘겼다.

선수들 사이에서 제구와 완벽한 날을 두고 '잘 긁히는 날'이라고 한다. 원태인에게 이날 빠른볼이 손 끝에서 잘 '긁힌 볼'이었던 셈이다. 원태인의 호투 속에 삼성은 1회초 나온 살라디노의 2타점을 끝까지 지켜내며 2-0 완승을 거뒀다. 

잠실구장=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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