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바둑판 대신 모니터 마주 앉아
LG배 32강 온라인 대국 현장. /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김준희 수습기자] 스포츠에도 바야흐로 비대면(Non Contact)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바둑계에선 세계대회 최초 온라인 대국이 진행되면서 장관을 연출했다.

1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과 일본 도쿄 일본기원, 대만 타이베이 대만기원에서 제25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본선 32강이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대국으로 경기 방식이 변경됐다.

대회가 열린 한국기원에선 낯선 그림이 펼쳐졌다. 선수들은 맞대결 상대와 바둑판 대신 모니터를 마주 보고 앉았다. 온라인 대국 프로그램을 이용해 경기를 치렀다. 언뜻 보면 바둑 게임을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한국기원은 선수들의 눈 피로도를 덜기 위해 27인치 대형 모니터를 따로 마련했다.

본선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이며 초읽기는 40초 5회씩이다. 또 대국실에는 개별, 전체 웹용 카메라를 설치해 실시간 상황 모니터링이 가능하도록 했다. 만약 화장실 이용 등 잠깐 자리를 비울 경우 5분 내로 복귀해야 한다.

국내에선 4월 선발전을 온라인 대국으로 펼친 적이 있지만 세계대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 대국과 느낌이 달라 낯설 법도 하지만 국내 선수들은 순항 중이다. 1일 열린 32강전에 출전한 박정환 9단과 강동윤 9단, 변상일 9단, 이동훈 9단, 신민준 9단, 원성진 9단, 이태현 7단 등 7명은 일본, 대만 선수들을 상대로 모두 승리를 거뒀다.

비대면 사회로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스포츠계에서도 뚜렷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프로스포츠 리그가 일제히 중단됐을 당시 미국프로농구(NBA)와 미국프로야구(MLB), 남자프로테니스(ATP) 등 선수들은 온라인 게임 등으로 가상 맞대결을 펼쳤다. 이런 가운데 바둑은 아예 메이저급 대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하면서 또 하나의 역사적 전환점을 만들었다. 이제 비대면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김준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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