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마재완 수습기자] 영국 의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의 일환으로 도입했던  '가상의회'(virtual parliament)와 '원격표결'(remote voting)을 중단한다.

2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이날 영국 하원은 "의사 결정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물리적으로 의회 내에 있어야 한다"라는 내용의 정부 발의안을 찬성 261표, 반대 163표로 통과시켰다.

제이컵 리스모그 하원 원내대표는 발의안에 대해 "하원은 정부 설명을 듣고 입법안을 논의하는 아주 귀중한 역할을 한다"라며 "이는 의원들이 직접 와야만 제대로 이행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발의된 정부안은 연령이나 건강 등 합당한 이유로 의회에 직접 등원하기 어려운 이들에게는 차별적일 수 있다는 비판도 받았다.

보수당의 캐런 브래들리 의원은 원격표결을 연장 적용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제출했지만 찬성 185표 대 반대 242표로 부결됐다.

이날 표결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준수하는 바람에 통상적인 표결에 비해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의원들이 서로 간 거리를 유지하는 바람에 하원 건물 바깥까지 줄이 이어지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영국은 전통적으로 중요 표결 진행시 찬성과 반대 로비를 하원의원들이 지나가는데 이를 사람이 일일이 세는 방식으로 진행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확산하자 4월 중순부터 가상의회를 도입했고 실제 하원에는 50명만 입장을 허용하고 나머지 의원들은 화상회의 앱 줌(zoom)을 통해 참여하도록 했다. 하원에는 스크린 여러 대가 설치돼 하원의장은 물론 다른 의원들도 누가 화상으로 참여하는지 알 수 있도록 했다.

리스모그 하원 원내대표는 이날 정부안에 대한 반발이 계속되자 연령이나 건강상 이유로 직접 참여가 불가능한 이들은 별도 영상을 통해 하원 질의가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의 안건을 3일 다시 내놓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 경우에도 의회 내에 머물면서 투표에는 직접 참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재완 수습기자 jwma@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