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고혜진 수습기자] 국내 연구진이 시·청각 장애인을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생활방역 지침을 음성으로 읽어주고 수어 영상을 보여주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AI 딥러닝 기술을 접목한 음성과 그래픽으로 수어 애니메이션 영상을 만들어 공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영상에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발표한 코로나19 생활 속 거리 두기 수칙이 들어있다. 개인이 지켜야 할 5가지 수칙별 행동 요령은 AI가 농식 수어로 표현한 애니메이션을 동영상으로 재현해 자막을 음성으로 변환·합성한 내용이다.

이는 긴급재난방송 정보를 제대로 안내받지 못해 불안해하던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수어 동영상은 AI가 딥러닝 번역엔진을 통해 긴급재난 안내 문자 내용을 수어 원고(script)로 바꾼다. 이를 다시 애니메이션으로 변환하는 방식으로 제작하는 방식이다.

ETRI는 ▲한국어를 한국수어로 자동으로 번역하는 ‘한국수어방송’ 기술 ▲자막을 감정 표현이 가능하도록 학습된 음성으로 읽어주는 ‘상황해설방송’ 기술 ▲감정표현과 음향효과를 인식해 표현이 다채로운 자막을 만드는 ‘감정표현 자막방송’ 기술을 연구해 중간 결과물로 본 영상을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TRI는 수어 애니메이션 영상을 한국농아인협회의 감수를 거쳐 연구원 홈페이지 등을 통해 우선 공개하고 배포처를 확대할 예정이다. 

ETRI는 시·청각장애인들의 미디어 접근성을 높이고 변화하는 미디어 동향에 맞춘 다양한 기술 및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향후 방송뿐 아니라 주문형 비디오(VOD)와 컴퓨터 그래픽(CG) 등 미디어 콘텐츠 전반을 대상으로 자막과 수어 번역 대상 분야를 확대할 예정이다. 

ETRI는 이번 기술을 생활 정보도 전달 가능한 수준으로 성능을 향상시킨다는 입장이다. 학교와 병원 같은 공공시설에서 민원 안내 등 정부의 대국민 서비스 역량을 높인다.

조희경 한국농아인협회 소속 시민은 “청각장애인으로서 수어 방송이 많아졌지만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뉴스 소식은 알 수가 없어 답답했다”며 “시·청각 장애인들도 중요한 정보로부터 소외받지 않고 스스로 대응을 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연구진의 기술이 빨리 보급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김흥묵 ETRI 미디어연구본부장은 “스마트 미디어 기술을 활용해 기존 방송 콘텐츠뿐 아니라 생활과 재난 정보에 접근을 도와 장애인의 안전과 정보 접근성을 향상시키는데 작은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혜진 수습기자 khj@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