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황선홍, 설기현, 정정용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2(2부)가 기대 이상의 흥행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집계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라운드까지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2 2020의 네이버 중계 평균 동시접속자 수는 1만3647명으로 나타났다. 지난 시즌 1~5라운드(7595명) 대비 약 80%나 증가한 수치다. 그 중 1라운드 5경기 평균 동시접속자 수는 무려 1만8516명에 달했다. 이는 프로축구연맹이 네이버 중계 동시접속자 수를 집계해 온 지난 2017시즌 이후 단일 라운드 최다 기록이다.

K리그1(1부)도 4라운드에서 전년 같은 라운드(2만2230명) 때보다 18.2% 늘어난 2만6277명의 평균 동시접속자를 기록하는 등 국내 프로축구 인기가 대체로 상승했지만, 상대적으로 관심 밖이었던 2부 리그가 지난해 대비 2배 가까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연맹으로선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K리그2에서는 명승부가 유난히 많이 연출됐다. 5라운드까지 나온 총 61골 중 31.1%(19골)가 후반 30분 이후에 기록됐다. 그런 만큼 팀 간 순위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1위 부천FC1995(4승 1패ㆍ승점 12)부터 7위 서울이랜드FC(1승 3무 1패ㆍ승점 6)까지는 두 경기로 순위가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리그 개막전 본지와 인터뷰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승점 7)와 경남FC(승점 6), 대전하나시티즌(승점 11)은 물론 지난 시즌 잘했던 FC안양(승점 4) 등이 불꽃 튀는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2부가 더 재미있을 수 있다”고 말한 김대길(54) KBS N 스포츠 축구 해설위원의 전망이 현재까지는 대체로 맞아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단순한 순위 경쟁이 아니라 스토리가 생겨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각 구단에는 유명 감독들이 포진해 있다. 2002년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황선홍(52) 감독은 대전에, 설기현(41) 감독은 경남에 새롭게 선임됐으며 지난해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의 위업을 세운 정정용(51) 감독은 서울 구단 지휘봉을 잡았다. 남기일(46) 감독이 새롭게 팀을 지휘하게 된 제주는 가장 많은 동시접속자 수를 보인 K리그2 팀으로 나타났다.

선수들간의 치열한 기록 경쟁도 빼놓을 수 없는 흥행 요소다. 브라질 출신 외국인 공격수 안드레 루이스(23ㆍ대전)와 조총련계 북한 대표 출신 스트라이커 안병준(30ㆍ수원FC)이 벌이고 있는 공격 포인트 경쟁도 볼만하다. 루이스는 6골 1도움, 안병준은 6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앞선 5경기에서 모두 득점에 성공한 이들은 향후 두 경기에서 잇따라 골을 넣으면 이정협(29ㆍ부산 아이파크)이 2017시즌 세운 개막 7경기 연속 득점 기록과 타이를 이룬다.

2부 리그 팀들의 다양한 마케팅 전략도 눈에 띄는 대목이었다. 부천과 경남의 ‘편파 중계’, 대전의 홈 경기 라이브 '집관의 세계', 안산 그리너스FC의 '어린이 자화상 관중석 배치' 등도 리그 흥행에 힘을 보탠 것으로 분석됐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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