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코로나19로 각 국가들이 출입문 봉쇄에 나서고, 콘서트나 팬미팅 등 많은 이들이 한데 모이는 행사들이 취소되면서 국내 연예계 역시 큰 고민에 빠졌다. 글로벌 무대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한류 스타들에게 해외 활동에 제약이 걸린다는 건 무척 부담스러운 일. 다행히도 최근 들어 코로나19 확산세가 감소하면서 점차 국경의 벽을 낮추는 국가들이 생겨나고, 코로나19에 대한 한국의 대응 또한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다시 한 번 한류 스타들의 활동 물고가 트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한류의 가장 큰 시장이었던 중국에서 한한령을 해제할 것이란 기대감까지 나오면서 한국 연예계에 밝은 빛이 드리워지고 있다.

중국 본토 브랜드 모델 발탁된 지드래곤.

■ 곳곳에서 감지되는 한한령 해제 분위기

한국 스타들의 단골 방문지였던 중국길이 막힌 건 지난 2016년 7월. 한국에서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확정한 뒤 중국에서는 현지 드라마에 캐스팅됐던 한국 스타들이 갑작스런 캐스팅 변경으로 귀국하거나 한국 드라마 대부분이 방송 심의를 통과하지 못 하는 등의 일들이 벌어졌다. 한국에서 제작한 콘텐츠와 한국 스타들이 중국 현지에 등장할 수 없게 된 일명 '한한령' 조치가 내려진 것이다.

약 4년 만인 지난 4일 중국에서 뜻밖의 소식이 들려왔다. 그룹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이 중국 본토 회사인 농푸샨춴의 음료 브랜드 차파이의 모델로 발탁됐다는 것. 중국 본토 브랜드가 현지 광고 모델로 한류 스타를 섭외해 이를 공개적으로 홍보하는 건 2016년 이후 처음이었다. "한동안 중국에서 한국 연예인 모델 기용이 아예 없던 것은 아니지만 이는 중국에 진출한 국내 회사 제품이나 글로벌 브랜드 광고에 한정된 상황이었다"는 게 광고 관계자의 설명. 중국에서 슬슬 한한령을 푸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오기 시작했다.

오프라인 광고판에 걸린 지드래곤의 광고.

한한령 해제의 조짐은 다른 곳에서도 나오고 있다. 중국의 대표 OTT 플랫폼 유쿠, 텐센트비디오 등에서 한국관 복원된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 시청자들은 SBS 종영극 '주군의 태양',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등 한국 드라마들을 다시 합법적인 루트로 시청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중국 텐센트 뮤직 엔터테인먼트 그룹이 최근 음원 서비스 업체 지니뮤직워 K팝 음원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이 그룹 산하의 QQ뮤직, 쿠거우뮤직, 쿠워 뮤직 등에 K팝 음원을 수출할 수 있게 됐다.

■ 다시 열리는 국경의 문, 엔터계 '활짝'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자 국경의 문을 닫았던 국가들도 다시 관광객 모시기에 나설 전망이다. 탄자니아, 영국 등이 한국 출발 여행객들에 대한 격리조치를 해제했고, 다음 달부터는 한국 국적의 방문객들에 대한 의무 격리 조치를 해제한다. 유럽연합 역시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관광산업을 살리기 위해 외국인 대상 입국제한 조치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인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한 달 더 연장했으나, 이 역시 그리 오래 가진 않을 거라는 관측이다. 대한한공계열 저비용항공사 진에어는 이 달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됐던 국제선 노선 가운데 인천~방콕, 인천~하노이, 인천~타이베이, 인천~나리타, 인천~오사카 등 5개 노선을 운항재개하기로 했다. 이번 여름을 기점으로 한류 스타들의 글로벌 활동이 다시 기지개를 켤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실제 코로나19 사태 이후 직격탄을 맞았던 엔터주들은 서서히 회복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3월 23일 종가 1만6350원까지 떨어졌던 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1일 2만66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아직 코로나19 직전의 3만 원 중·후반대까진 도달하지 못 했으나 꾸준한 회복세가 눈길을 끈다. 마찬가지로 3월 24일 1만5200원까지 떨어졌던 JYP엔터테인먼트의 주가도 1일 종가 기준 2만3400원까지 회복했으며, YG엔터테인먼트는 3월 19일 1만895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를 1일 종가 기준 3만300원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CI.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상장이 가까워지면서 방탄소년단 테마주로 묶이는 회사들의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방탄소년단의 활동 과정을 드라마를 제작하는 초록뱀미디어를 비롯해 방탄소년단의 일본 팬클럽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자회사 SMC를 둔 키이스트, 자회사를 통해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한 디피씨,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대주주로 방탄소년단의 지식재산을 활용한 모바일 게임을 배급하고 있는 넷마블 등이 주식시장에서 꾸준히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디피씨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이후인 지난 3월 23일 1만 원을 호가하던 주가가 3645원까지 곤두박질치는 어려움을 겪었으나 곧바로 상승세에 돌입해 1일 1만600원에 장을 마쳤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완화로 투어가 가능해진다면 빅히트의 상장, 방탄소년단 낙수효과로 K팝의 가파른 글로벌 팬덤 성장이 가능하다"며 "중국 광고 재개 등 한한령 완화가 겹칠 내년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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