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운영자금 지원, 대기업 및 투자자와의 사업 미팅 주선, 보육 및 육성 프로그램 제공 등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타트업을 위해 은행들이 지원에 나섰다./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올 상반기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인적, 물적 자본에 있어 상대적으로 취약한 스타트업들은 생존의 기로에 서 있는 곳도 다수다. 이른바 '죽음의 계곡'에 서 있는 셈이다. 이처럼 어려움에 처한 스타트업들을 돕기 위해 시중 대형은행들이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 은행들은 당장 시급한 운영자금 지원은 물론 대기업 및 투자자와의 사업 미팅 주선, 보육 및 육성 프로그램 제공 등 다양한 방법으로 스타트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스타트업들을 돕기 위해 시중 대형은행들이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픽사베이 제공

◆ 산업은행, 목마른 스타트업에 자금 지원

먼저 KDB산업은행은 코로나19로 인한 스타트업들의 위기극복을 지원하고 벤처투자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자금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이미 지난 4월부터 초기 스타트업과 코로나19 피해 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3000억원 규모의 '스타트업 위기극복 지원 프로그램' 가동에 나섰다.

세부적으로는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위기극복 투자, 성장공유 전환사채, 브릿지 대출 뿐만 아니라 예비 유니콘 기업의 스케일업 지원을 위한 메가벤처 특별대출 등 입체적인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이미 투자한 기업을 대상으로 유동성 지원을 위해 코로나19 피해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후속 투융자를 지원할 계획이다. 기존 투자기업의 주식관련채(CB, BW)를 차환발행하고, 전환상환우선주의 상환권 행사유예도 병행한다.

산업은행은 올해 지속적으로 벤처기업 대상 투융자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1분기에만 1459억원을 지원해, 작년 연간 지원실적(1254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산업은행은 이 외에도 중소 및 벤처기업 등에 대규모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성장지원펀드를 5조7000억원 규모로 조성해 신속히 자금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 2월말 기준 1조5000억원의 투자를 진행했으며, 올해 안에 추가적으로 2조5000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위기 국면에서 국난 극복의 디딤돌이 됐고, 안정 국면에서는 혁신산업 지원의 깃발이 돼 왔다”면서 “그동안 축적된 위기 대응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강력한 정책금융 프로그램을 신속하게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스타트업에 대한 자금지원과 함께 다양한 육성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산업은행 제공

◆ 스타트업과 대기업, 투자자 등 연계 지원

산업은행의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은 자금지원에만 그치지 않았다. 

산업은행은 금융위원회가 국내 최대 규모의 혁신창업플랫폼으로 조성중인 마포혁신타운(FRONT1)에서 대한민국의 혁신성장을 이끌 스타트업 보육프로그램 'KDB 넥스트원(NextONE)'을 시행할 계획이다.

'KDB 넥스트원'은 유망스타트업의 실질적인 성장을 위해 산업은행이 자체 보유한 역량을 활용해 투자유치와 사업연계를 지원해 보육하는 프로그램이다.

산업은행은 이를 통해 초기 스타트업을 육성함으로써, 테크 스타트업 투자 및 스케일업(Scale-up) 투융자까지 벤처기업 성장의 모든 단계를 지원하게 됐다. 아울러 기존에 운영 중인 시장형 벤처투자 플랫폼 'KDB 넥스트라운드(NextRound) 및 국내 최대 스타트업 페어인 넥스트라이즈(NextRise)와 함께 벤처 및 스타트업 지원체계를 한층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DB 넥스트라운드'는 이미 국내서 최다 기업설명회(IR)를 실시, 대규모 연계 투자유치를 지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시장형 벤처투자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산업은행 본점에서 매주 3회 유망 스타트업의 IR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 1분기 누적 총 330라운드를 개최해 1192개 기업이 IR에 참여했다.

'넥스트라이즈' 역시 벤처 및 스타트업과 국내외 유수 대기업 및 벤처투자캐피탈 등이 참여해 1대 1 사업협력 및 투자상담 등이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사업협력 지원 플랫폼이다. 산업은행은 무역협회와 손잡고 오는 23~24일 양일간 코엑스에서 '넥스트라이즈 2020, 서울'을 개최할 예정이다.

손병환 농협은행 은행장(사진 첫줄 가운데)이 'NH디지털Challenge+' 3기 스타트업 대표들과 함께 스타트업데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NH농협 제공

◆ 우리금융 등 은행들, 다양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실시

시중 은행들 역시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최근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디노랩(Digital Innovation Lab)'에 참여할 스타트업 15개사를 선발, 우리은행 등 자회사 및 그룹 사내벤처팀과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에 나선다.

이번에 선발된 스타트업 중에는 아파트 정보콘텐츠를 제공하는 부동산플랫폼(Prop Tech), 아이폰도 적용 가능한 근거리 무선통신(NFC Tag) 결제솔루션, 디지털 자산관리 플랫폼 등의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들이 포함됐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달 15일 손태승 회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함께 이끄는 컨트롤타워 '디지털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이를 중심으로 디노랩을 그룹 공동사업으로 확대, 개편했다.

새로워진 '디노랩 2.0'과 함께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종금, 우리에프아이에스 등 그룹사와 스타트업 간의 협업을 강화시킬 예정이다. 또한 다음달 새로 오픈하는 디노랩 통합센터에 입주시켜 우리금융그룹 사내벤처팀과 함께 시너지도 창출할 계획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스타트업 육성프로그램인 ''NH디지털챌린지플러스(Challenge+)' 3기에 참여할 35개 스타트업을 선발했다. 이번 3기에는 인공지능(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디지털 신기술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서비스를 갖춘 스타트업들이 참여했으며, 이들은 오는 10월까지 6개월간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농협은행은 선발 기업에게 △입주공간 지원 △스타트업 경영진단 △산업분야 및 기술관련 전문 교육 △법률, 특허, 인사노무, 세무, 투자 컨설팅 등 전문가 상담기회 제공 △범농협 사업연계 △투자유치 참여기회(데모데이, 인베스터데이)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손병환 농협은행장은 선발기업들과 가진 토크콘서트 자리에서 “스타트업이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금융권 최고 수준의 육성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며 “스타트업들과 소통, 협력으로 디지털 시대를 주도하는 지속성장가능한 상생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 산하 하나벤처스는 오는 17일까지 '초기스타트업 경진대회'를 위한 참가신청을 받고 있다. 사업준비 단계 또는 창업 3년 이내의 기업의 참가가 가능하며, 경진대회를 통해 선발된 팀에겐 하나벤처스가 직접 투자를 집행할 수 있다.

하나벤처스는 이미 차이, 메디스트림, 의식주컴퍼니, 비바웨이브, 로얄크로우, 커먼컴퓨터 등 설립된 지 1년 전후의 초기 스타트업에 대해서도 꾸준한 관심을 보이며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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