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이 9일 대구에서 열리는 삼성과 키움 경기부터 해외 원정도박 여파로 받은 징계가 해제된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돌부처' 오승환이 일본프로야구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거쳐 6년 만에 친정인 삼성 라이온즈로 돌아온다. 오승환에 대한 징계는 9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부터 해제된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징계 해제와 동시에 1군 엔트리에 등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기 상황에 따라 오승환이 9일 대구 홈 경기에서 투구판을 밟을 수도 있다. 

실질적인 복귀에 앞서 오승환은 공개 사과 등 특별한 퍼포먼스 없이 KBO리그 복귀를 맞을 전망이다. 삼성 구단은 "복귀 의사를 밝힐 시점부터 해서 지속적으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면서 "징계 해제에 앞서 특별한 이벤트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허삼영 감독 역시 같은 메시지를 전달했다. 

뭔가 개운치 않다. 오승환은 2015년 국외 원정도박 사건으로 스포츠면이 아닌 사회면에 등장했다. KBO는 2016년 오승환에게 'KBO리그 복귀 시 한 시즌의 절반인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그리고 지난해 8월 6일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오승환이 삼성과 계약하면서 징계는 발효됐다. 하지만 계약 당시 오승환은 팔꿈치 부상을 안고 있던 상황으로 어차피 뛸 수 없었고, 수술과 재활을 하며 징계 기간 상당 부분을 보냈다. 꼼수 논란이 일고 있는 이유다. 

오승환은 지난해 8월 KBO리그 복귀 의사를 전하며 "도박 사건으로 야구팬 여러분께 큰 실망을 드렸다.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반성의 시간을 보냈다. 해외 활동으로 인해 징계를 이제 받게 됐다. 다시는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정말 열심히 해서 내년에는 이곳(대구)에서 한국시리즈가 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하며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오승환은 2015년 당시 4000만 원대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로 검찰 수사까지 받았다. 이후 검찰로부터 벌금 700만 원에 약식 기소됐다. 수천만 원대의 거액을 베팅한 데다 기소까지 받았다. 징계가 해제된다고 해서 오승환이 팬들의 가슴에 남긴 상처가 다 씻겼다고 볼 수는 없다. 

오승환은 줄곧 '뼈저리게’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이야기했다. “야구에 대한 열정까지 오해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면서 “모범이 되는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물론 오승환의 진정성까지 의심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오승환이 반성하고 지난 과오를 털고 모범적인 선수가 되겠다는 다짐에 의심 어린 시선이 있다면 그동안의 사죄에 부족함이 느껴져서는 그런 건 아닐까. 예전부터 지속적으로 사과의 말을 전했다고 해서 없었던 일이 될 사안이 아니다. 은근슬쩍 투구판을 밟으며 끝내선 안 된다. 사과는 하는 사람이 아닌 받는 사람이 충분하다고 할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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