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태인이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서 역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2볼 2스트라이크. 승부수를 던져야할 순간 삼성 라이온즈 프로 2년 차 원태인의 선택은 빠른공이었다. 상대 타자들은 직구를 알고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그 만큼 위력적인 공이었다. 원태인은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주중 3연전 1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원태인은 이날 7이닝동안 94개의 볼을 뿌리며 5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챙겼다. 

인상적인 건 단연 직구다. 누구라도 원태인이 결정구로 직구를 택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LG 타자들은 헛스윙으로 돌아서거나 배트에 맞아 나간 타구도 힘을 잃은 채 아웃 처리되기 십상이었다. 최근 신바람을 내며 순위표 2위를 달리고 있는 LG 타선은 원태인의 묵직한 직구에 침묵했다. 원태인의 직구에 대해 "작년보다 볼 끝이 더 좋아졌다" "구속이 더 빨라졌다"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원태인의 직구가 타자 앞에서 살짝 떠오른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는 평가가 많다. 

우완 정통파인 원태인과 같이 오버핸드로 던진 직구에 강한 회전이 걸려 떠오르는 현상을 ‘호핑’이라고 한다. 공에 회전이 많이 걸릴수록 공기 저항을 이겨내는 힘이 강해져 중력의 저항을 덜 받는다. 흔히 '라이징 패스트볼'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 이유는 타자 눈으로 치솟으며 날아오르는 것처럼 보여서다. 회전수가 높을수록 슬라이더나 커브는 더 강하고 크게 휘고 빠른 공의 위력도 배가된다. 

원태인 직구의 비밀에는 악력도 한몫 했을 것으로 보인다. 빠른공이 더 큰 위력을 뽐내기 위해선 투구 때 강한 손가락 힘으로 공에 스핀을 줘야 한다. 변화가를 던질 때처럼 기술적인 손의 비틀림이 아닌 특유의 악력으로 공에 힘과 회전을 불어넣어야 한다. 원태인의 직구가 위력적인 건 이런 이유에서다. 

원태인과 같이 강한 회전력을 바탕으로 이른바 '돌직구'를 뿌리며 리그를 평정하는 유형의 선수는 또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돌부처' 오승환이다. 여기에 지난해 리그를 씹어 먹었던 특급 소방수 SK 와이번스의 하재훈과 LG 트윈스의 고우석도 강한 공 회전과 묵직한 직구를 주무기로 하는 파이어볼러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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