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코로나19 장기화 속 더 이상 개봉을 늦출 수 없는 한국 상업영화들이 6월 극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영화 ‘침입자’를 시작으로 ‘결백’ ‘#살아있다’ 등이 이달 개봉하며 침체된 극장의 구원투수로 나선다. 각각 송지효, 신혜선, 박신혜를 주인공인 작품들로 여성 캐릭터가 부각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 송지효-신혜선-박신혜, 새로운 얼굴 도전

영화 '침입자'(왼쪽부터), '결백', '#살아있다' 포스터.

첫 주자를 끊은 작품은 송지효 주연의 ‘침입자’이다. 4일 개봉한 이 영화는 실종됐던 동생 유진(송지효)이 25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뒤 가족들이 조금씩 변해가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오빠 서진(김무열)이 동생의 비밀을 쫓다 충격적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그동안 SBS ‘런닝맨’을 통해 밝은 모습을 보여준 송지효가 본업인 배우로 활약한 작품이다. 송지효는 극 중 25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유진 역을 맡아 미스터리한 분위기와 스산한 연기를 펼친다.

영화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인물로 오빠 서진을 연기한 김무열과 날 선 대립을 보여준다. 송지효는 ‘여고괴담’ 이후 15년 만에 스릴러 장르에 도전한 것에 대해 “10년 가까이를 밝고 건강한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그동안 보인 적 없는 모습을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너무 좋았다”며 만족해했다.

오는 11일 개봉하는 신혜선 주연 영화 ‘결백’은 아빠의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막걸리 농약 살인사건, 기억을 잃은 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몰린 엄마 화자(배종옥)의 결백을 밝히려는 변호사 정인(신혜선)이 추시장(허준호)과 마을 사람들이 숨기려 한 추악한 진실을 파헤쳐 가는 무죄 입증 추적극이다.

신혜선은 극 중 에이스 변호사 정인 역을 맡아 뜨거운 열연을 보여줄 전망이다. 그는 “(캐릭터가) 불도저같은 느낌이다. 약간 예민하다”라고 설명했다. 배종옥이 정인의 엄마 화자로 출연해 파격적인 외적 변신을 감행하기도 했다. 배종옥은 “메이크업으로 할머니 이미지를 만드는 것에 대해 물을 때 하나도 문제라고 여기지 않았다. 이야기의 힘이 있고 굉장히 재미있다고 생각했다”며 작품을 탄탄한 구성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박신혜는 유아인과 함께 촬영한 영화 ‘#살아있다’로 오는 24일 관객을 만난다. 당초 ‘콜’을 먼저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개봉이 연기된 상황이다.

‘#살아있다’는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통제 불능에 빠진 가운데,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생존 스릴러다.

박신혜는 극 중 도심 한가운데 고립된 또 다른 생존자 유빈 역을 연기했다. 주로 로맨스 장르에 특화된 모습을 보인 그가 생존 스릴러에서 어떤 면모를 보여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신혜는 유빈 역에 대해 “겁이 없는 부분이 나와 닮았다”며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또 로프를 타는 등 고강도의 액션을 소화하며 기존의 매력과 상반된 모습을 보여줄 전망이다. 박신혜는 “액션신이 그렇게 많을 줄 몰랐다. 하면서 재미있기도 했고 지금까지 제가 보여드렸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방식의 활발함이라 좋았다”고 했다.

■ 집단 감염으로 얼어붙은 극장..신작들이 활력 될까

'침입자' 송지효(맨 위), '결백' 신혜선, '#살아있다' 박신혜 스틸.

이처럼 여성 캐릭터들을 내세운 신작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얼어붙은 극장이 서서히 정상화가 될 수 있을 지 주목되고 있다.

일상적인 사회·경제적 생활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접목한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행된 지 한 달이 가까워지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산발적 집단감염이 잇따라 영화계 역시 여전히 시름을 앓고 있다. 서울 이태원 클럽, 경기 부천 쿠팡물류센터, 수도권 교회를 타고 연이어 번지는 집단감염의 속도와 폭이 예상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혼란스러운 시국이지만 몇 차례 개봉 연기 후 간판을 걸게 된 영화들인만큼 관객 동원 역시 절실한 상황이다. 송지효는 “개봉이 계속 연기됐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힘들지만은 않았다. 아무래도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시기에 많은 분이 함께 있어야 하는 공간(극장)에 가게 한다는 게 어려운 일이다”라며 “다만 지금은 안전이라는 게 우리 몸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고 안전 수칙도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흥행에 대한 걱정을 줄여보려 한다. 이 영화를 통해 조금이나마 관객에게 여유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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