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천성호(오른쪽)가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프로 데뷔 첫 안타를 신고했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광주 화정초와 충장중 진흥고와 단국대를 거쳐 올 시즌 KBO리그에 데뷔한 대졸 신인 천성호가 데뷔전에서 빠른 발로 2루타를 쳐냈다. 

천성호는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에 9번 타자 겸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했다. 프로 데뷔 첫 선발 출장이다. 천성호는 2회 두산 선발 베테랑 이용찬을 프로 첫 타석에서 2루수 땅볼 아웃으로 물러났다. 두산 2루수 최주환의 호수비가 평생 뇌리에 남을 아쉬운 타격이었다. 

천성호는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프로 첫 안타를 신고했다. 이용찬의 6구를 타격해 1루수와 유격수 사이에 떨어지는 행운까지 겹친 안타를 때려냈다. 특히 천성호는 빠른 발을 앞세워 단타에 그칠 수 있는 타구에도 2루까지 전력 질주해 프로 첫 안타를 2루타 장타로 마무리하는 주력을 뽐냈다. KT 선수들은 천성호의 프로 첫 안타를 축하하며 기념볼을 챙겨주는 동료애를 자랑하기도 했다. 분위기를 탄 천성호는 6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2루타를 때려내며 연타석 2루타를 기록, 평생 잊지 못할 데뷔전을 장식했다. 

신인 선수가 데뷔 첫 안타·홈런·타점 등을 기록했을 때 선배들은 축하의 의미로 기념구를 챙겨주는 건 야구계의 오랜 전통이다. 야구계에서 명필로 유명한 양상문 전 LG 트윈스 감독은 감독 재직 시절이던 2014년 당시 24살이던 채은성이 데뷔 첫 안타를 때리자 기념구에 '대(大) 선수가 되라'는 문구를 써준 일화도 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도 기념구를 챙기는 관습은 우리와 다르지 않다. 장난기 가득한 재밌는 일화가 있다. 2015년 당시 클리블랜드의 신인이던 프란시스코 린도어는 디트로이트와 경기에서 첫 안타를 기록했다. 경기 후 라커룸엔 '선발투수진 일동'이라는 이름의 편지가 발견됐다. 편지에는 팀 선발투수 5명이 린도어의 '첫 안타 기념구'를 볼모로 잡고 귀여운(?) 협박을 했다. 선발 투수 5명은 '첫 안타 기념구를 최신 삼성전자 제품과 교환하자'고 으름장을 놨다. 린도어는 트위터에 "2시즌 연봉을 다 털어도 비용을 댈 수 없다"고 엄살을 피우기도 했다.  

천성호의 기념구에는 어떤 문구가 새겨질까. KT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팀의 대선배가 글귀를 써준다. 글씨체가 좋은 선수가 글을 쓸 것 같다"면서 "통상 '1호 안타'라고 쓴다"고 귀뜸했다. 천성호의 프로 첫 안타 기념구에 새겨진 글귀는 뭐가될지 궁금하다. 

한편 KT는 이날 선발 소형준의 7이닝 무실점 호투와 로하스의 3경기 연속 홈런 포함 3타점과 황재균의 시즌 2호 홈런 포함 3타점 등을 앞세워 두산을 7-0으로 완파했다. 

수원=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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