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범 DB 감독. /OSEN

[한국스포츠경제=김준희 수습기자]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 원주 DB 프로미가 올해 ‘농구영신’ 매치에서 만난다. 경기력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양 팀 간 얽혀있는 이야기에 팬들 반응은 벌써부터 뜨겁다.

한국농구연맹(KBL)은 지난달 27일 이사회에서 올해 12월 31일 ‘농구영신’ 경기를 펼칠 팀으로 KGC와 DB를 선정했다. 올해 안양, 내년 원주 개최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경기 시간은 조율 중이다.

농구영신은 사자성어 ‘송구영신(送舊迎新,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에 농구를 붙여 ‘농구와 함께 새해를 맞이하자’는 의미로 기획된 이벤트 매치다. 처음 시작된 2016년부터 매년 12월 31일 밤에 열리고 있다. 2018년을 제외하고 모두 밤 10시에 진행됐다. 경기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카운트다운과 함께 다음 해를 맞는 구조다. 2016년과 2017년엔 서울 SK 나이츠와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가, 2018년과 2019년엔 창원 LG와 부산 KT가 맞대결을 펼쳤다.

농구 팬은 벌써부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두 팀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놓고 치열한 싸움을 펼친 팀이다. 또 2010년대 들어 많은 이야기가 얽혀있다. 우선 2011-2012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난 경험이 있다. 당시 DB는 전신 ‘동부’ 이름으로 압도적인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챔프전 우세가 점쳐졌으나 리빌딩에 성공한 KGC가 젊은 피를 앞세워 업셋과 함께 창단 첫 우승을 달성했다.

당시 KGC를 이끌었던 사령탑이 바로 이상범(51) 현 DB 감독이다. 일각에서 이번 매치를 ‘이상범 더비’라 부르는 이유다. 그리고 그때 KGC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김성철(44)과 김태술(36)은 현재 DB에서 각각 코치, 선수로 활약 중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KGC 코칭스태프를 맡고 있는 김승기(48) 감독과 손규완(45) 코치는 원주에서 뛴 적이 있다.

선수 간에도 인연이 있다. 2011-2012시즌 챔프전 당시 매치업 상대였던 양희종(36)과 윤호영(36)은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두 선수 모두 리그를 호령하는 수비형 3번(스몰포워드) 자원이었다. 실력과 더불어 경기 외적인 싸움까지 겹치면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아울러 국가대표 빅맨 오세근(33)과 김종규(29)의 만남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올해 농구영신 이벤트를 준비 중인 김성기(50) KGC 사무국장은 3일 본지와 통화에서 “그동안 농구영신 매치를 진행하지 않은 팀 중 전력과 스토리를 고려해 대상을 찾다 보니 저희와 DB가 좋을 것 같아 진행하게 됐다”며 “DB 사무국과 코칭스태프도 긍정적이었다. ‘좋은 카드가 있을 때 해보자’고 해서 잡게 됐다”고 배경을 밝혔다.

김 사무국장은 “KBL 대표 이벤트인 만큼 어떻게 흥행몰이를 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이전과 다르게 더 많은 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유니폼이나 가족 단위 행사 등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부산에서 열린 농구영신은 4년 연속 매진과 더불어 관중 7833명으로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KBL 최고의 흥행카드임을 입증했다. 올해 농구영신은 역대 매치업 중에서도 가장 많은 스토리를 안고 있다. 시즌 개막 전부터 팬들의 기대감이 증폭된 이유다.

김준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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