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만 18세 고졸 루키 허윤동이 메이저리그에서도 단 2명 밖에 없는 18세 데뷔전 무실전 승리투수 기록을 달성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KBO리그에 고졸 신인 바람이 거센 가운데 전 세계 최대 스포츠 매체 ESPN이 한국의 만 18세 고졸 루키를 주목했다. 주인공은 삼성 라이온즈 신인 좌완투수 허윤동(19)이다. 허윤동은 지난달 28일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5이닝 4피안타 5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ESPN은 1일(이하 한국시각) 보도에서 "삼성의 좌완 허윤동이 1900년 이후 2명의 메이저리그 투수만이 해낸 일을 해냈다. 만 18세 나이에 무실점으로 KBO 데뷔전을 치러 롯데를 침몰시켰다"면서 "메이저리그에서 18세 투수가 데뷔전 무실점 승리투수가 된 경우는 1961년 샘 맥도웰,과 루 크라우스 뿐"이라고 전했다. 유신고를 졸업한 허윤동은 2020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5순위로 삼성에 지명된 고졸 루키다. 2001년 6월 19일 생으로 18세 349일 만에 프로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허윤동이 어깨를 나란히 한 맥도웰은 18세 359일의 나이에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6.1이닝 3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후 올스타 6회, 평균자책점 1위 등을 기록하며 통산 2492.1이닝 141승 134패 평균자책점 3.17을 기록했다. 또한 크라우스는 18세 52일의 나이로 LA에인절스를 상대해 9이닝 3피안타 5볼넷 6탈삼진 완봉승을 거뒀다. 수상 이력은 없지만 메이저리그에서 10시즌을 세 번이나 보내며 캔자스시티 로열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선발 마운드를 지켰다. 통산 성적은 1283.2이닝 68승91패 평균자책점 4.00이다. 

허윤동이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승리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허윤동은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맞대결에 앞서 본지에 '역대급' 대기록의 주인공이 된 소감을 전했다. 먼저 18세 데뷔전에서 무실점 승리투수가 된 소감에 대해 "일단 이겨서 기쁘다. 프로 지명을 받았을 때보다 더 많은 축하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이저리그에서도 단 2명만 대기록을 달성한 것을 두고는 "기록의 주인공들이 모두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선수가 됐다. (어깨를 나란히 해) 영광이다. 나도 그 2명처럼 뛰어난 선수가 되고 싶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데뷔전 무실점 승리의 숨은 공신으로 유신고 동문 원태인을 꼽았다. 허윤동은 "(원)태인이 형이 경기 전후 모두 격려를 많이 해줬다"며 "경기 전엔 맞아도 된다고 해줬고, 승리 투수가 된 후에도 가장 먼저 축하해 줬다"고 원태인과 일화를 소개했다. 끝으로 본인의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첫 승 후 아무래도 부모님이 가장 기뻐하셨다. 부모님께서 '정말 수고했고, 앞으로도 잘 할 거다'라고 격려해주셨다"고 감사해했다. 

허윤동은 3일 LG와 경기에서 KBO리그 고졸 신인 역대 4번째로 데뷔전 포함 2경기 연속 선발승을 챙겼다. 이날 허윤동은 LG 타선을 맞아 5이닝을 소화하며 홈런 포함 8안타를 내줬지만 실점은 3개로 틀어 막았다. 볼넷은 단 1개만 허용했다. 

역투 중인 허윤동. 연합뉴스

경기 후 그는 "안타를 많이 맞긴 했지만 사사구를 줄인 게 좋았다"고 평가했다. 허윤동의 호투 속에 삼성은 LG를 12-6으로 제압했고, 허윤동은 2연승을 챙겼다. 신인이 데뷔전 포함 2연승을 달린 건 1983년 삼성 양일환, 2002년 KIA 타이거즈 김진우, 2006년 한화 이글스 류현진, 2020년 KT 위즈 소형준 이후 역대 5번째다. 고졸 루키로 범위를 좁히면 김진우, 류현진, 소형준에 이어 허윤동이 4번째다. 

허삼영 감독은 이날 경기 전 "허윤동은 오늘 경기를 끝으로 2군으로 내려가 몸과 마음을 재정비한다"고 말했다. 허윤동은 "변화구 제구와 구속 등 부족한 면이 많다"면서 "2군에서 열심히 배워 다시 1군에 올라올 때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무서운 신예 허윤동이 KBO리그에서 만들어갈 앞으로의 역사가 기대된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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