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유신고교 출신 선발투수들이 KBO리그에서 고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왼쪽부터 김민, 소형준, 허윤동 순. KT위즈 제공(김민),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KBO리그에 신흥 야구 명문 수원 유신고 바람이 거세다. 1999년생 김민을 시작으로 모두 2001년생 동갑내기 소형준(이상 KT 위즈)과 허윤동(삼성 라이온즈)이 KBO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들은 역대 KBO리그 고졸 신인 데뷔전 선발승 기록에서 각각 7번째와 8번째 그리고 9번째 주인공이다. 특히 소형준과 허윤동은 지난해 열린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유신고를 우승으로 이끈 원투펀치로 프로 데뷔전에서 나란히 승리를 따냈다. 소형준은 지난해 황금사자기에서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했다. 

KT 위즈 투수 김민은 2018년 KBO리그 7번째로 고졸 신인 데뷔전 선발 승을 거뒀다. KT위즈 제공

KT의 5선발 김민은 2018년 7월 27일 열린 수원 홈경기에 깜짝 선발 등판해 LG 트윈스 타선을 5이닝 1실점으로 막으며 고졸 7번째 데뷔전 선발 투수가 되며 그 해 4승 2패를 기록했다. 지난해 6승 12패, 올해는 2승 1패를 마크하며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김민의 바통을 이은 소형준은 지난달 8일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5이닝 2실점으로 데뷔전 승리를 챙겼다. 이어 3일 다시 만난 두산을 상대로 한층 더 안정된 모습을 선보이며 7이닝 2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벌써 시즌 4승(1패)을 거뒀다. 이날 기준 소형준은 알칸타라(두산), 요키시(키움), 구창모(NC)와 함께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고졸 신인 소형준이 올 시즌 4승으로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연합뉴스

허윤동도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서 5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2일 기준 팀 타율 0.289로 리그 3위인 LG 타선을 상대로 홈런 1개 포함해 안타 8개를 내줬지만 빼어난 위기 관리 능력으로 실점을 줄였다. 여기에 타선의 도움까지 더해지면서 데뷔전 포함 시즌 2연승을 거둔 KBO리그 역대 네 번재 고졸 신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당분간 2군으로 내려가 재정비할 계획인 만큼 고졸 신인 역대 3번째 3연승 도전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이 밖에도 우완정통파의 미래로 평가 받고 있는 2000년생 원태인(삼성)과 2020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KT에 지명된 포수 강현우도 유신고 출신이다. 

18세 나이로 데뷔전에서 무실점 선발승을 거둔 허윤동이 역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실 유신고는 전통의 야구 명문은 아니었다. 경기와 인천 및 수도권을 놓고 봤을 때 야구하면 '인천야구'가 대명사처럼 따라 다녔다. 인천은 1950~1960년대 동산고와 인천고를 앞세워 고교야구를 평정했다. 1970년대 들어 서울과 경북, 부산과 광주지역에 고교 야구팀이 창단하면서 침체기를 맞았지만 여전히 인천 야구는 강하다. 

그 명성을 유신고가 잇고 있다. 1970년대까지 경인지역 '미완의 대기'는 모두 인천이나 서울로 빠져나갔다. 수원엔 이들을 받아 줄 중·고교팀이 없었다. 그러던 중 1984년 유신고가 야구부를 창설했다. 이후 20여년 넘게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반전은 2005년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에서 우승하면서 일어났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유수의 선수들이 유신고를 거쳤다. SK 와이번스의 최정·최항 형제와 KT 위즈의 유한준, 김민, 소형준, 허윤동 그리고 두산 베어스의 정수빈과 삼성 라이온즈의 원태인까지 걸출한 스타를 배출했다. 

유신고의 지휘봉은 올해로 26년째 이성열(66) 감독이 이끌고 있다. 그는 한국 아마 야구에서 가장 경험이 많은 지도자다. 1984년 덕수상고(현 덕수고) 코치를 시작으로 고교 지도자 생활만 37년째다. 유신고 감독은 1995년부터 맡았다. 이성열 감독 지도 아래 유신고는 지난해 황금사자기에 이어 제74회 청룡기까지 연속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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