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배우 조정석이 다시 한번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최근 종영한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슬의생')에서 조정석은 위트와 따뜻한 마음을 겸비한 간담췌외과 조교수 이익준으로 완벽 변신했다. 첫 회부터 맞춤옷을 입은 듯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전미도와 함께 '99즈'로 활약했다. 이에 대해 조정석은 "다섯 명의 배우가 함께 있는 모든 순간이 에피소드인 것 같다"며 "각자 평상시 모습도 다 다르고 개성 있어서 다섯 명이 모이면 더 웃기고 재미있었다. 워낙 즐겁게 촬영하다 보니 현장에서 항상 '우리가 연기한 게 맞나?'라는 이야기를 자주 할 정도였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 종영 소감부터 말해본다면.

"'슬의생'이 많은 분께 사랑받고 좋은 결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결과뿐 아니라 과정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제작진분들과 감독님, 작가님, 배우 등 함께하는 모두가 정말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즐겁게 촬영했다. 이 드라마에 함께 할 수 있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

- 대본도 보지 않고 출연을 결정했다고 하던데.

"회사를 통해 신원호 감독님과 이우정 작가님의 작품을 제안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엔도르핀이 확 돌 정도로 기뻤던 기억이 난다. 출연을 결정하게 된 건 아무래도 감독님, 작가님과 함께해보고 싶었던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캐스팅돼서 상대 배우 혹은 대본 내용도 몰랐지만 오직 감독님과 작가님을 향한 믿음을 바탕으로 선택했다."

- 실제로 호흡 맞춰보니 어땠나.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이우정 작가님의 글은 볼 때마다 너무 탄탄하고 아이디어가 좋아서 매번 놀람과 감동의 연속이었고 신원호 감독님은 평소에 우리끼리 '감동님'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배우, 스태프 모두 너무나도 따뜻하게 챙겨줬다. 흔히 말해 츤데레처럼 아닌 듯하면서 감동을 주는 스타일이었다."

- '슬의생'을 통해 첫 의학 드라마에 도전했는데.

"의사 역할을 준비하면서 병원을 찾아 외래진료를 보는 교수님들의 모습을 보며 자문을 구하기도 하고 간이식 수술에 직접 참관하기도 했다. 이런 경험들이 촬영하면서 큰 도움이 됐다. 그런데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은 의사라는 역할 자체가 아닌 '이익준을 어떤 의사로 표현해야 할까'였다. 같은 의사라는 직접 안에서도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의사' '솔직하게 직언하는 의사' 등 다양한 스타일이 있는데 나는 익준이라는 의사가 사람 냄새 많이 나는 의사로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 부분들을 많이 고민했다."

- 코믹함과 진지함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연기를 선보였다. 비결이 뭔가.

"너무 좋은 평가를 많이 해줘서 사실 너무 창피하고 부끄럽다. 이 모든 공은 작가님과 감독님에게 돌리고 싶다. 이익준을 탄생시켜준 건 작가님이고 익준이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게 보여준 건 감독님의 연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 그럼 연기에 대한 만족도는 어떤가.

"결과에 만족하는 연기는 없다고 생각한다. 만족하는 순간 발전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않는다. 그런데 익준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워낙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캐릭터여서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 실제 조정석과의 싱크로율은 얼마나 되는가.

"긍정적인 마인드와 낙관적인 성격, 뒤 끝이 없다는 점이 실제와 비슷하다. 하지만 이익준은 너무 다 잘하는 사기 캐릭터다. 실제의 나는 이익준처럼 모든 걸 다 잘하지 않는다(웃음)."

- '조정석이 아닌 이익준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호평이 이어졌는데 실감하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다는 건 정말 너무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다. 촬영이 없을 때는 거의 집돌이로 지내기 때문에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았지만 친구들의 연락을 많이 받아서 조금이나마 실감할 수 있었다. 전에는 드라마나 영화 시작할 때 재미있게 봐 달라고 먼저 연락했는데 이번에는 말하기도 전에 친구들이 보고 있다고 했다."

- 댓글은 자주 찾아보는 편인가.

"이번 작품 하면서는 모니터링을 조금씩 했었는데 '익준이가 조정석을 연기하고 있는 것 같다'라는 댓글이 기억에 남는다."

- '슬의생'은 주 1회 편성이었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배우로서 차이점이 있었나.

"주 1회 방송은 촬영장의 힘든 상황이나 스태프, 배우 등의 근무 환경을 조금 더 개선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인 게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든 장단점은 분명히 있다. 배우로서는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촬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이 단점인 것 같다. 방송이 시작되고 나니 나조차도 빨리 다음 내용이 보고 싶어서 아쉬운 마음이 들더라."

- 아쉬운 만큼 애정도 컸을 것 같은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준완(정경호)이가 버럭 할 때가 너무 웃겼다. 사소한 대사지만 준완이 표현하는 장면들이 너무 재미있었던 것 같고 1화에서 송화(전미도)가 'lonely night'을 부를 때 음 이탈이 나는 순간이 있는데 그때 뒤에서 연주하다가 놀라는 석형(김대명)의 표정이 너무 웃겼다. 이 장면은 메이킹에도 담겨있는데 지금 생각해도 정말 웃기다(웃음)."

- 매 작품마다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원동력이 뭔가.

"시대의 흐름에 맞춰서 감각이 무뎌지지 않게, 안주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하지만 유행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면 그것 또한 독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보편성을 가지고 새로운 걸 찾으려고 한다. 시대에 흐름에 따라서 옛날 영상부터 요즘 영상들을 다시 보면 조금씩 말투, 표현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그 흐름에 맞춰 나의 감각을 키우고 싶고 항상 그런 마음을 갖고 있는 게 나의 원동력인 것 같다."

- 앞으로 어떤 배우로 남았으면 한다는 바람이 있나.

"이제 곧 아빠가 되는데 내 자식에게 자랑스러울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예전에는 믿고 보는 배우, 영민한 배우 같은 수식어가 있었으면 했는데 지금은 어떤 수식어를 갖고 싶다는 마음은 없고 나에게 있어 어느 부분이든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고 무언가에 한정 짓고 싶지 않다."

사진=잼엔터테인먼트 제공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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