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7일 대구전서 프로 통산 500경기 출장 도전
K리그1 성남FC 김영광.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4개월 전 은퇴 갈림길에 섰던 베테랑이 어느새 프로축구 통산 500경기 출장 대기록을 눈앞에 뒀다. 주인공은 K리그1(1부) 성남FC 골키퍼 김영광(37)이다.

2월 K리그2(2부) 서울 이랜드FC와 상호 합의 계약 해지하고 자유의 몸이 됐을 때만 해도 그가 프로 경력을 마칠 것으로 전망됐다. 한 달 뒤 예상을 깨고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김남일(43) 감독이 부임한 성남에 둥지를 틀었다. 이 과정에서 입단 테스트까지 불사하며 자존심을 내려놨다. 5년 만에 1부리그 무대를 밟은 그는 ‘하나원큐 K리그1 2020’ 개막 네 경기에서 1실점하며 성남의 리그 3위 돌풍을 이끌고 있다. 7일 홈구장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대구FC와 5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면 K리그 500번째 출장 금자탑을 쌓는다. 데뷔 19년 차에 맞이하는 경사다.

대기록에 단 한 경기만 남겨둔 그는 감회가 새롭다. 불과 시즌 전만 해도 발품을 팔아 뛸 소속팀을 찾아다닌 그에게 1부리그에서 다시 출발하고 K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길 기회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1983년 시작한 프로축구에서 500경기 이상 소화한 선수는 김병지(50ㆍ706경기), 이동국(41ㆍ전북 현대, 537경기), 최은성(51ㆍ532경기), 김기동(48ㆍ501경기) 네 명뿐이다. 김영광이 선배들의 뒤를 이어 다섯 번째로 명예의 전당에 오를 시간이 다가왔다. 지난달 31일 FC서울과 4라운드 원정경기를 1-0 승리로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그는 대기록을 눈앞에 둔 소감과 관련해 “감독님, 사장님 그리고 모든 구단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하다. 나이 먹고 팀 알아보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500경기에 가까워진 게 감사할 따름이다”며 “그동안 축구 하면서 ‘안 되면 될 때까지’란 생각을 하고 왔다. 하루하루가 아까울 정도로 후회 없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광에게 대구전은 개인 기록뿐만 아니라 팀의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중요한 일전이다. 현재 성남은 네 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고, 대구전 결과로 선두 진입까지 가능하다. 20대 초중반 선수가 많은 팀의 최고참으로 어린 동료들을 후방에서 이끌어야 하기에 어깨가 무겁다. 그런데도 김영광은 부담 대신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성남에 온 뒤 수비진과 호흡이 좋아 리그 최소 실점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19년 차다. 축구를 오랫동안 해 오면서 느낀 건 수비 호흡이 안 맞으면 막을 것도 먹힌다”며 “팀과 조화가 맞으면 들어가는 것도 막더라. 조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성남에 와서 그게 와 닿았다. 수비가 잘 막아주니까 공간 파악이 잘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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