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리마의 묘지에서 코로나19 사망자 시신을 운구하는 유족들 /연합뉴스

[한스경제=마재완 수습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연일 심각해지는 남미 페루에서 관 제조업체 등 장례업이 씁쓸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수도 리마에서 관 제작업체를 운영하는 헤나로 카브레라는 코로나19 위기가 닥친 후 지난 3개월 동안 매출이 4배 늘었다고 AFP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AFP에 "이 정도 수준으로 일하게 될 지 상상도 못 했다"라며 "주문이 넘친다. 선금을 주고라도 주문을 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직원 20명을 두고 나무, 골판지, 금속 등 다양한 재료로 관을 만드는 그는 코로나19 전에는 한 달에 100개가량의 관을 제조했는데 이젠 일주일에 100개를 만든다고 말했다. 심지어 관을 사간 고객 중엔 이웃도 있었다.

그는 "이웃 6명이 코로나19로 죽었다"라며 "일부 직원들도 감염이 두려워 일을 그만뒀다"라고 전했다.

페루엔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진자 17만8914명이 나왔다. 전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많은 확진자고 중남미에선 브라질 다음으로 많다. 사망자는 4894명이다.

3개월이나 이어진 봉쇄에도 감염자와 사망자가 빠르게 늘면서 화장장도 바빠졌다. 사설 화장장을 운영하는 로베르토 곤살레스는 코로나19 이전에 하루 평균 15구의 시신을 화장했지만 지금은 그 수가 70∼150구로 늘었다고 했다.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코로나19 사망자 시신을 수습하는 것은 모두가 기피하는 일인데 페루 직원들이 떠난 자리를 베네수엘라 이민자들이 메우고 있다.

곤살레스는 AFP에 "화장할 시신을 수습하는 일의 90%는 베네수엘라 노동자들이 하고 있다"며 "우리 페루 직원들이 감염이 두려워 시신 운반을 원치 않지만 베네수엘라인들은 도망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2년 전 베네수엘라를 탈출해 리마에 정착한 뒤 시신 수습 작업을 하는 존 파네이테(35)는 "처음엔 무서웠지만 일에만 집중했다. 아무 느낌이 없도록 마음을 비웠다"라고 언급했다.

마재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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