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신화섭] 삼성 이승엽(40)의 애칭은 ‘국민타자’다. 2003년 56홈런을 날려 당시 한 시즌 아시아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울 때 소속팀인 삼성은 물론 전국적인 팬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며 붙여진 별명이다.

13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이승엽의 인기는 변함이 없었다. 한국스포츠경제와 닐슨코리아가 공동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이승엽은 팬들을 가장 행복하게 한 선수로 꼽혔다. 응원구단별 50명씩 총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한 달 간 응원팀에서 자신을 가장 행복하게 한 선수’를 묻자 삼성 팬 50명 중 절반인 25명이 이승엽을 꼽았다. 10개 구단 통틀어서도 가장 많은 득표다. 이어 삼성에서는 구자욱이 11명, 최형우와 윤성환, 조동찬이 각각 2명의 지지를 받았다.

이승엽이 ‘전국구 스타’라는 사실도 확인됐다. 응원팀과 상관 없이 ‘사인볼을 받고 싶은 선수’로 응답자 500명 중 62명(12.4%)이 이승엽을 선택했다. 삼성 팬 31명에 다른 구단 응원 팬도 똑같은 31명이었다. 넥센, kt, LG 팬이 6명씩이었고, 모두 구단에 적어도 1명씩은 있었다. 연령대별로도 고른 인기를 과시했다. 20대 13명, 30대 19명, 40대 21명, 50대 9명이 이승엽의 사인볼을 원했다.

이 부문 2위는 17표를 얻은 SK 김광현, 3위는 14표의 NC 테임즈였다. 그러나 이승엽과 달리, 김광현은 SK 팬에게서 15표, 테임즈는 NC 팬으로부터 13표를 받아 소속팀 팬들의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이승엽은 불혹을 넘긴 올 시즌에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7일 현재 119경기에 나서 타율 0.303, 23홈런 102타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 7일 대구 kt전에서는 역대 8번째이자 최고령(40세 20일), 최소 시즌(14) 2,000안타를 달성했고, 한•일 통산 600홈런에도 단 2개만을 남겨 놓고 있다. 이승엽은 설문 결과에 대해 “나로 인해 행복을 느끼시는 야구팬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며 “그라운드에서 플레이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응원팀에서 자신을 가장 행복하게 한 선수’ 2위는 LG 박용택이 차지했다. 박용택은 LG 팬 50명 중 18명의 선택을 받았다. 이어 테임즈가 NC 팬 16명, 구자욱이 삼성 팬 16명, 김광현이 SK 팬 10명의 지지를 얻어 ‘톱 5’에 포함됐다.

팬들은 뛰어난 성적뿐 아니라 한 구단에서 오래 뛴 선수들에게서 큰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승엽 박용택 김광현 외에도 롯데 강민호(9명) 손아섭(8명), 한화 김태균(9명), SK 최정(9명), 두산 유희관(8명), 넥센 서건창(7명), KIA 나지완(7명) 양현종(7명) 등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각 구단의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1군 진입 2년째를 맞은 막내 구단 kt에서는 이대형(6명)이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아울러 떠오르는 젊은 스타들에게서 느끼는 행복감도 높았다. 구자욱뿐 아니라 두산에서는 박건우가 7명의 선택을 받았고, NC 나성범(7명) 넥센 신재영(6명) 등 차세대 팀 간판 선수들도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빼어난 활약을 펼치는 외국인 선수들도 팬들을 행복하게 하고 있다. 테임즈를 비롯해 한화 로사리오(8명) 두산 니퍼트(6명) KIA 헥터(5명) LG 히메네스(4명) kt 마르테(4명) 등이 구단별 3위 이내에 포함됐다.

<어떻게 조사했나>

이번 조사는 한국스포츠경제 의뢰로 닐슨코리아에서 지난 8월8일부터 14일까지 온라인 서베이 방식으로 실시됐다. 조사 대상은 응원하는 야구팀이 있으면서 2016년 1회 이상 야구장을 방문했거나 TV, 모바일 등을 통해 주 1회 이상 야구 경기를 관람한 사람이며, 표본수는 500명(응원구단별 50명씩),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다.

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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