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학창 시절 놀긴 같이 놀았는데 시험을 보면 성적은 나보다 잘 나온다. 직장 동료와 늦게까지 술을 마셨는데 나보다 먼저 출근한다. 취미 활동을 같이 시작했는데 터득 속도가 나보다 빠르다. 살다 보면 주위에 이런 사람이 꼭 한 명씩은 있다.

야구 팬들도 같은 마음이다. 10개 팀은 똑같이 시즌을 준비하고, 개막 전마다 ‘춘추전국시대’라며 주위에서 분위기를 띄운다. 하지만 막상 시즌에 들어가면 유독 잘 나가는 팀과 선수들이 있다. 특히 1등은 언제나 부러움의 대상이면서 얄밉기도 하다.

지난 한 달간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가장 힘들게 한 팀과 선수를 꼽는 설문에 독주 체제를 굳힌 두산, 그리고 시즌 20승에 도전하는 두산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5)가 각각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응원팀을 가장 힘들게 한 팀에 대한 항목에서는 두산이 20.0%로 10개 구단 중 가장 높았고, 삼성(9.8%), 한화(8.4%), NC(7.8%), KIA(7.6%), 롯데(7.0%), 넥센(6.8%), LG(3.6%), kt(3.2%), SK(3.0%) 순이었다. ‘모르겠다/없다’는 22.8%였다.

두산은 나머지 9개 구단 중 무려 8개 팀 팬들을 가장 힘들게 했다. ‘잠실 라이벌’ LG 팬들이 32.0%로 두산을 가장 많이 껄끄러워했고, 두산과 선두 다툼을 벌인 2위 NC(28.0%), 그리고 7일 현재 상대전적 3승10패로 두산에 열세를 보인 kt(28.0%)가 특히 더 힘들어했다. 반면 두산 팬들은 7승8패로 유일하게 뒤지고 있는 롯데(22.0%)를 가장 많이 지목했다. 유일하게 두산을 1위를 꼽지 않은 팀은 SK(6.0%)였다. SK 팬들은 두산은 6.0%만 선택했고, 대신 KIA(18.0%)에 가장 많은 표를 던졌다. SK와 KIA는 올 시즌 8승8패로 팽팽하게 맞섰다.

성별로는 남성 21.7%, 여성 16.4%, 나이별로는 20대(13.3%), 30대(22.1%), 40대(26.2%), 50대(15.4%)가 두산을 첫 손에 꼽았다. 지역별 역시 대전/세종/충청을 제외한 모든 지역이 같은 선택(두산)을 했다. 특히 광주/전라와 대구/경북이 각각 25.6%로 높았다.

응원팀을 가장 힘들게 한 선수에는 니퍼트(21표)가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NC 에릭 테임즈(16표), 3위는 삼성 이승엽(13표)이 각각 자리했다. 악바리 근성을 자랑하는 두산 오재원과 한화 이용규는 8표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 항목은 7순위까지 제시해 작성하도록 했다.

올해 24경기에 선발 등판해 19승3패 평균자책점 3.03을 기록 중인 니퍼트는 이미 전 구단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그 중에서도 니퍼트가 3승씩을 따낸 NC와 KIA 팬들에게 가장 힘들게 했던 선수로 각각 5표씩을 받았다. 테임즈는 두산에 5표, 이승엽은 KIA에 6표를 얻었다. 오재원은 잠실 라이벌 LG 팬으로부터 가장 많은 4표가 나왔다.

<어떻게 조사했나>  

이번 조사는 한국스포츠경제 의뢰로 닐슨코리아에서 지난 8월8일부터 14일까지 온라인 서베이 방식으로 실시됐다. 조사 대상은 응원하는 야구팀이 있으면서 2016년 1회 이상 야구장을 방문했거나 TV, 모바일 등을 통해 주 1회 이상 야구 경기를 관람한 사람이며, 표본수는 500명(응원구단별 50명씩),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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