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최근 즐겨보던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종영했다. 드라마에는 여러 환자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치료하고 보람을 느끼는 의사들의 모습이 담겼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금융 주치의’를 자처하는 금융사들은 과연 고객들의 자산을 보호하고 수익을 안겨주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지난해 해외금리연계 DLF(파생결합펀드)에 투자한 고객들은 최대 원금 전액을 날렸다.  

DLF에 투자한 고객 중 일부는 원금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정기예금이나 적금에 가입하려고 했으나 실적에 눈이 먼 직원에 속아 해당 상품에 가입했다. 피해자 중에선 초고령자인 90대는 8명이었고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도 있었다. 

이후 금융사들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 고객 중심의 성과평가제도(KPI)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고객 수익률과 관련한 배점을 대폭 상향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또 금융사들은 금융상품리콜 서비스를 시행하며 고객에게 상품에 대한 기본 내용과 투자 위험성, 손실 가능성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았을 경우 투자 원금을 전액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재연되지 말아야 할 금융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 바로 지난해 10월 펀드 환매가 중단되며 시작된 라임사태다. 

라임사태는 지난해 10월부터 1조6679억원 어치의 펀드 환매가 중단되면서 촉발됐다. 라임자산운용의 2개 모펀드 실사 결과 회수 가능한 금액은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안전과 수익률을 앞세웠던 금융사들에 속아 투자한 피해자는 약 4000명에 이른다. 만기가 길어 현금화가 어려운 채권 등에 투자하며 팔 때는 언제든 환매가 가능한 상품으로 속여 판 것이 문제가 됐다. 

그동안 금융사들은 금융감독원이 주관하는 ‘1사 1교 금융교육’을 해왔다. 1사 1교 금융교육은 금융사가 학교와 결연을 맺고 실시하는 교육이다. 

금융사들은 초등학생들에게 돈 관리하는 방법부터 저축·소비 방법 등을 교육해 건전한 금융생활 습관과 태도를 길러주고 있다. 중학생들의 경우 신용등급 관리 방법과 대출의 종류, 부채 관리 노하우를 전수하며 금융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준다.

1사 1교 금융교육을 이수한 학생은 지난해까지 약 200만명에 이른다. 지난해 기준 금융사 점포 4264곳과 결연한 학교 수도 7772곳으로 전국 초·중·고교 중 66.1%를 차지했다.  

이처럼 금융사들은 초·중·고교 학생들에게 슬기로운 금융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방법이나 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나 최근 발생한 일련의 금융사고들은 금융사들이 금융교육을 담당할 자격이 있냐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DLF사태와 라임사태로 금융사들의 금융 소비자 보호에 빈틈이 드러났다. 이젠 고객들의 슬기로운 금융생활을 위해 자신들을 되돌아보는 자성의 시간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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