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6일 경기 앞두고 수석코치와 투ㆍ타 코치 모두 제외… 한용덕 감독 "따로 드릴 말씀 없다"
한용덕 한화 감독. /OSEN

[한국스포츠경제=김준희 수습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사령탑을 보좌할 코치진 없이 경기를 치르면서 팀 내 불협화음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한용덕(55) 감독이 “본인이 내린 결정”이라고 해명했지만, 유례를 찾기 힘든 비상식적인 행보에 의심의 눈초리가 지워지지 않고 있다.

한화는 6일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에서 2-14로 대패했다. 이날 패배로 구단 최다 연패 타이인 ‘13’을 찍었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투타 모두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이번 주 NC와 치른 2경기에서 27실점하는 동안 득점은 4에 불과했다. 6일 경기에선 11개의 안타가 나왔지만 대부분 산발타에 그쳤다. 선발투수 채드벨(31)은 4이닝 7피안타(3피홈런) 3사사구 7실점(7자책)으로 일찌감치 분위기를 내줬다. 그간 ‘개점휴업’ 중이었던 마무리 정우람(35)은 지난달 31일 이후 약 일주일 만에 실전 등판에 나섰지만 0.1이닝 3피안타 4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다. 29경기에서 한화 팀 타율은 0.239, 평균자책점은 5.96으로 모두 리그 최하위다.

설상가상으로 구단과 코칭스태프 간 이상 기류도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6일 경기를 앞두고 한화는 장종훈(52) 수석코치를 비롯해 정민태(50) 투수코치와 김성래(59)ㆍ정현석(36) 타격코치, 1군에 등록되지 않은 박정진(44) 불펜코치까지 총 5명을 1군에서 제외했다. 새로 등록된 코치는 없었다. 사실상 한용덕 감독 홀로 경기를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한용덕 감독은 투수 교체를 비롯한 대부분 지휘를 직접 진행했다.

KBO리그 역사상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그간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1군 코치와 2군 코치를 순환하는 경우는 더러 있었다. 그러나 이번처럼 1군 코치 대부분을 말소시킨 뒤 이를 대신할 코치를 올리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다.

한화는 경기가 끝난 뒤에야 정경배(46)ㆍ이양기(39) 타격코치와 김해님(45)ㆍ마일영(39) 투수코치 콜업 사실을 발표했다. 말소됐던 장종훈ㆍ김성래 코치는 육성군으로, 정현석ㆍ정민태ㆍ박정진 코치는 퓨처스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코치진 변경 배경에 대해 당시 한화 측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감독님이 직접 내리신 결정”이라고 밝혔지만 야구팬과 관계자 모두 석연찮은 시선을 보냈다.

한용덕 감독은 7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코치진 변화에 대해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결정을 내린 건 5일 경기가 끝난 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팀은 앞으로도 계속 야구를 해야 한다”며 “새로 올라온 코치들이 미래를 보고 변화를 추구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남겼다.

2017시즌 정규리그가 끝난 뒤 한화 지휘봉을 잡은 한용덕 감독은 2018시즌 정규리그 77승 67패로 2007년 이후 11년 만에 팀의 숙원이었던 가을야구 진출을 이끌었다. 이후에는 2019시즌 9위에 이어 올 시즌도 최하위에 머무르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성적보다도 아쉬운 건 구단과 감독 간 의사 결정 과정이다. 팬들이 원하는 건 ‘일벌백계’가 아니다.

김준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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