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김연경 6일 마침내 흥국생명 복귀 확정
김연경. /OSEN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배구여제’ 김연경(32)이 해외 생활을 접고 11년 만에 한국 무대로 돌아온다. ‘배구계의 메시’로 불리는 세계 최고 기량을 가진 선수가 온다는 사실만으로도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대 이슈라 할 수 있다. 연봉까지 자진해서 낮춰 ‘배구여제’의 복귀는 더욱 뜨거운 열기를 자랑한다. 김연경의 이번 통 큰 결정은 어떻게 이뤄졌을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 복귀 앞서 해결해야 했던 ‘샐러리캡’

이달 초 김연경이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복귀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배구계 안팎에선 회의적인 반응이 나왔다. V리그 팀 간 전력 균형 문제를 떠나 흥국생명이 김연경의 연봉을 맞출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전체 선수단 연봉 총액이 한국배구연맹(KOVO)에서 규정하는 기준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샐러리캡(salary cap)’ 내에서 김연경과 계약하는 과제부터 해결해야 했다. 2020-2021시즌 KOVO가 규정한 샐러리캡은 23억 원이다. 흥국생명이 이미 이재영(24), 이다영(24) 쌍둥이 자매와 계약하며 각각 총액 6억 원(연봉 4억 원+옵션 2억 원), 4억 원(연봉 3억 원+옵션 1억 원)을 썼기에 남은 13억 원으로 기존 선수들의 연봉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김연경이 V리그 여자부 연봉 최고액 상한선인 6억5000만 원에 사인하고 들어온다면 남은 6억5000만 원으로 3명을 제외한 모든 선수와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했다.

김연경. /OSEN

◆ 후배 위해 반 토막 연봉도 감수

김연경은 3일 구단과 만났고 심사숙고 끝에 6일 국내 복귀에 합의했다. 지난 시즌까지 김연경이 터키 엑자시바시 비트라에서 받은 연봉은 15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그는 얼마 전 TV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세후 연봉이 언론에 알려진 것보다 더 많다고 밝혔다. 실수령액이 20억 원을 넘는다는 예상도 나온다. 김연경이 2020-2021시즌 흥국생명에서 받기로 한 연봉은 3억5000만 원이다. 추정치 15억 원에 약 4분의 1 수준이다. 흥국생명에서 그에게 최대로 맞출 수 있는 6억5000만 원과 비교해도 반 토막이다. 놀랍게도 여기엔 김연경의 의지가 작용했다. 흥국생명은 6일 “그 동안 열심히 뛰어준 후배들을 위해 연봉을 양보하고 싶다는 김연경의 결심에 따라 1년 3억5000만 원 선에서 계약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영하 구단 사무국장은 7일 본지와 통화에서 “구단이 6억5000만 원은 제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선수가 자신의 복귀로 동료들이 피해 보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고 해서 ‘통 큰 양보’를 했다. 자기 연봉은 양보해도 상관없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김연경. /OSEN

◆ 국내 복귀 두고 나온 ‘말말말’

김연경이 해외 생활을 접고 한국에서 뛰겠다고 하자 세간에선 그 결심에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전 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험 때문에 해외에서 뛰지 못해 V리그 복귀를 택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 이와 관련해 이영하 사무국장은 “해외 리그, 2020 도쿄올림픽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한 것 같다”며 “선수가 올림픽에 대한 열정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연경이 구단에 연봉을 ‘백지위임’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과 관련해서도 “저희가 직접 선수에게 물어봤다. 자기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더라. 연봉은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인 거다”고 바로 잡았다. ‘백지위임’ 표현은 언론에서 김연경이 연봉을 낮춘 것을 강조한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일각에선 김연경의 V리그 복귀로 터키 리그 시절보다 연봉이 심하게 줄어 세계 시장에서 가치가 하락한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영하 사무국장은 “세부적인 내용은 선수가 기자회견에서 밝힐 예정이다. 선수에게서 듣고 싶은 얘기가 많으니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것이다”며 “그런 부분은 본인이나 측근을 통해 듣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연경 복귀가 가진 파급효과와 관련해선 “국내 선수들에게 귀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김연경의 국내 경기 모습을 기대하는 팬과 배구 꿈나무들에게 좋은 기회를 드리게 된 것 같아 기쁘다. 국내뿐 아니라 올림픽에서도 좋은 활약을 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힘주었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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