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씨네] ‘침입자’, 가족이 공포의 존재가 됐을 때
[이런씨네] ‘침입자’, 가족이 공포의 존재가 됐을 때
  • 양지원 기자
  • 승인 2020.06.08 00:15
  • 수정 2020-06-07 21:59
  • 댓글 0

[한국스포츠경제=양지원 기자] 영화 ‘침입자’는 가족이라는 관계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진다. 가족이라는 이름의 낯선 존재가 집안에 침입하며 벌어지는 과정을 기괴하고 스릴 있는 전개로 표현했다.

주인공 서진(김무열)은 몇 년 전 불의의 사고로 아내를 잃은 뒤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어린 시절 이미 실수로 동생 유진(송지효)을 잃어버린 만큼 소중한 사람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은 두 배가 된지 오래다.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서진에게 어느 날 유진을 찾았다는 전화가 온다. 십 수 년 만에 만난 유진은 어쩐지 서진이 알고 있던 동생 같지 않다. 서진에게 그저 낯선 존재인 유진은 어느 덧 집으로 들어와 부모님과 함께 살게 된다. 서진과 달리 부모님은 유진을 반갑게 맞아주고 그렇게 유진에게 세뇌되어 간다.

영화 '침입자' 리뷰.
영화 '침입자' 리뷰.

서진은 유진을 자신의 동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심쩍은 유진의 행적을 좇던 중 충격적인 진실들이 점점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된다. 서진은 유진을 가족에게 떼어내기 위해 필사의 힘을 다한다. 그러나 서진과 달리 가족을 비롯해 경찰마저 유진의 편이다. 오히려 서진을 이상한 사람 취급하고, 서진은 홀로 고군분투하게 된다.

‘침입자’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낯선 존재가 자신의 공간에 침입했을 때 벌어지는 과정을 촘촘하고 긴박감 넘치는 전개로 담았다.

영화는 시종일관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유진이 정말 ‘이상한 존재’인지, 아니면 단순히 서진의 망상인지 영화의 끝에 다다를 때까지 보여주지 않는다. 촘촘한 긴장감과 미스터리한 스토리를 유지하며 관객의 궁금증을 한껏 끌어올린다.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스릴러임에도 지루할 틈이 없다. 소설 ‘아몬드’로 촘촘하면서도 충격적인 성장담을 풀어낸 손원평 감독은 영화에서도 자신의 끼를 발휘한다. 서서히 발톱을 드러내는 유진의 모습과 그에 맞서는 서진의 고군분투가 화면 한 장면 한 장면을 빼곡히 채워 넣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점은 있다. 서진의 엄마인 윤희(예수정)를 대하는 요양사 영춘(최영우)의 미심쩍은 손길이나 서진을 향한 유진의 성적인 대사가 발목을 잡기도 한다. 손원평 감독은 이에 대해 “서진의 눈에만 이상하게 보이는 장면을 담고 싶었다. 이질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스릴러라는 장르에 맞는 송지효, 김무열의 연기가 돋보인다. 송지효는 밝은 이미지와 전혀 상반되는 연기로 서늘한 얼굴을 보여준다. 그동안 다수의 스릴러에서 기량을 뽐낸 김무열 역시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무엇보다 윤희 역을 연기한 예수정의 폭발적인 연기가 시선을 강탈한다. 따뜻하고 다정했던 윤희가 유진을 만난 후 기괴하게 변하는 과정을 소름 돋는 모습으로 표현한다. 러닝타임 102분. 6월 4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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