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대한배구협회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김연경(32)은 ‘배구계의 메시’로 불린다. 그만큼 세계 여자배구계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뽐낸다. 한국 여자배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이기도 하다. 최근까지 여자배구는 물론 남자배구를 통틀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몸값인 연봉 15억 원 이상(추정치)을 받은 명실상부 최고의 선수다.

그런 김연경이 국내 리그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복귀를 결정했다. V리그 복귀는 11년 만이다.

김연경이 걸어온 길은 화려하다. 시작부터 ‘될 성 부른 떡잎’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05년 10월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은 그는 데뷔 첫해 소속팀을 통합 우승으로 이끌며 단숨에 리그 최고 선수 반열에 올랐다. 선수 생활 평생에 걸쳐 수집하기도 힘든 상들을 한 해에 다 거머쥐었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와 챔피언결정전 MVP, 신인상, 득점상, 공격상, 서브상을 싹쓸이한 것이다. 프로 데뷔 초반 4개 시즌에서 그는 팀을 정규리그 우승 3회, 챔피언결정전 우승 3회, 통합우승 2연패로 견인했다.

해외 리그 진출 후에도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했다. 2009년 흥국생명과 자매결연한 일본 JT마블러스로 이적했는데 2년 간 팀은 정규리그 우승 2회, 챔피언결정전 우승 1회를 수확했다. JT마블러스 창단 첫 우승을 안기기도 했다.

2011년엔 마침내 세계 최고의 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터키 리그 페네르바체에 임대로 입단한 것이다. 김연경은 아시아 선수라는 편견을 극복하고 다시 리그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유럽 진출 첫해 팀을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려놨으며 MVP와 득점왕도 차지했다.

2013년 그는 원소속팀인 흥국생명과 이적 문제로 혼란에 휩싸였지만 끊임 없이 도전을 이어나갔다. 2017년 중국 상하이 브라이트 유베스트 유니폼으로 갈아 입은 그는 팀을 17년 만에 정규리그 1위로 이끌었다. 2018년 터키 엑자시바시로 이적한 후에도 그의 명성은 굳건했다. 지난 시즌 동양인 선수로는 이례적으로 주장을 맡은 사실만 봐도 팀 내 그의 높은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프로 리그에서만 빛난 것은 아니다. 태극마크를 달고도 맹활약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 나서 한국 대표팀을 준결승에 진출시켰다. 그는 본선 8경기에서 총 207점, 평균 25.8점(올림픽 신기록)을 올리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4위 팀 선수로는 드물게 올림픽 MVP를 거머쥐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선 대표팀에 금메달을 안겼다.

김연경은 선수 생활 틈틈이 MBC ‘나 혼자 산다’ 등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남다른 예능감을 과시했다. 실력뿐 아니라 스타성도 최고 수준이었다. 김연경이 흥국생명과 계약기간은 1년(연봉 3억5000만 원) 동안 V리그에 어떠한 바람을 일으킬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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