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마트 트레이더스, 판매시작과 동시에 일회용 마스크 동나...새벽부터 줄 서기 행렬
웰킵스몰, 비말 차단용 마스크 5시간 만에 20만장 팔려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이마트 트레이더스에 방문한 소비자들 / 연합뉴스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본격적으로 날씨가 더워지면서 마스크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미세분진을 차단하는 KF마스크보다 다소 기능은 떨어지지만 통기성 좋고 얇은 일회용 마스크가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KF마스크는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게 된 반면 일회용 제품은 없어서 못 사는 풍경이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직 초여름 6월이지만 연일 30도에 이르는 7월 한여름 날씨가 계속되면서 일회용 (덴탈)마스크와 비말 차단용 마스크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긴급 공수한 일회용 마스크 2000만장을 지난 6일부터 전국 18개 점포에서 700~1000개 박스 물량씩 배부하고 판매하기 시작했다. 판매가 개시되자 새벽부터 점포에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번호표 배부가 이루어졌다. 하남점은 2시간 만에 번호표 배부를 완료했고, 일부 매장의 경우 30분 만에 번호표 배부가 끝난 곳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트레이더스가 주말 사이 판매한 마스크만 약 180만장에 이른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관계자는 “수급 안정화를 위해 점포당 하루에 4~5만장씩 공급하고 있다”라면서 “6월이 채 되지 않아 2000만장 완판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편의점에서도 인기는 계속된다. CU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일회용 마스크인 덴탈마스크 매출이 전월 대비 250.6%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품귀 현상까지 보였던 보건용 KF마스크의 신장률은 45.8%에 그쳤다. 비말 차단용 마스크 제조 허가업체인 웰킵스도 온라인몰에서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5시간 만에 20만장이 팔려나갔고, 지난 7일까지 홈페이지가 계속 먹통이었다.

지난 7일 트래픽 과부화로 먹통된 비말 차단용 마스크 판매업체 웰킵스몰 / 웰킵스 캡처

덴탈 마스크는 의료진들이 진료나 수술 시 착용하는 마스크다. 그동안 시중에 폭 넓게 공급돼왔던 ‘KF’ 마스크는 미세입자 차단용 제품인 반면 덴탈 마스크는 비말(침방울)을 막는 용도로 사용된다. 의료기관에 우선적으로 보급되는 덴탈마스크를 유통용으로 폭 넓게 만든 제품이 일회용 마스크와 같은 비말 차단용 마스크다.

KF80은 평균 입자크기 0.6㎛(마이크로미터)를 80%, KF94와 KF99는 평균 입자크기 0.4㎛를 94% 차단해 미세한 코로나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데 효과가 좋다. 반면 비말 차단용 마스크는 KF에 비해 성능이 50~70% 수준에 그친다고 알려져 있다. 기능성으로만 보면 KF마스크가 ‘압도적’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문제는 사용성 측면이다.

일반 KF 마스크는 내부에 마스크 필터와 부직포 등 약 3~4겹으로 이루어져 있어 중량이 상대적으로 무겁고 통풍에서도 불편한 측면이 있다. 그렇다 보니 날씨가 더워지면서 KF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가볍고 통기성이 좋아 호흡 답답함이 덜한 비말 차단용 마스크 수요가 높아지는 형태다.

가격도 한 몫 한다. 트레이더스에서 판매되는 일회용 마스크는 한 장당 320원꼴 이고 웰킵스도 한 장당 500원 내외에서 마스크를 판매한다. 공적 마스크제도 시행으로 한 장당 1500원에 판매되는 KF마스크의 약 5분의 1가격이다.

KF 마스크 원가는 300원 수준이지만 여기에 운송비, 납품업체 등 중간 단계에서 수수료가 붙으면서 1500원 가격이 형성됐다. 코로나 초기 온오프라인에서 3000원에 육박하던 가격과 비교하면 안정된 편이지만, 코로나 이전 한 장당 1000원 수준에서 판매됐던 것과 비교했을 때 마스크 가격이 1500원인 게 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고 마스크 사용도 장기전에 돌입하면서 가격에 더욱더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6일 이마트 트레이더스 신동점에서 소비자들이 마스크를 사기위해 줄 서고 있다. / 연합뉴스

정부도 KF마스크 수요가 줄고 공급이 안정되자 지난 1일부터 출생년도에만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는 공적판매 5부제를 종료했다. 요일에 관계없이 누구나 일주일에 최대 마스크 3장을 구매할 수 있게 됐지만 공적 마스크 인기는 시들해졌다. KF 마스크 수요가 하락하면서 편의점 내 KF마스크 판매도 확대되고 약국 내에서도 마스크 재고량이 어느 정도 생기는 상황이다.

강동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A씨는 “코로나 초기와 비교해 약국 내 KF 마스크 보유량이 상대적으로 넉넉해졌다”라고 설명했다. CU도 공적마스크 점당 판매 가능수량이 한 주당 10개 미만이었지만 최근 30~40여 개로 4배 이상 늘었다.

특히 올여름은 장기간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형님격 마스크로 불렸던 KF 보다 일회용 마스크의 인기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상청은 올 여름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일수가 20~25일로 평년 9.8일, 지난해 13.3일보다도 최대 10일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보했다.

BGF리테일 생활용품팀 관계자는 “최근 기온 상승과 제도적 변화 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마스크 구매 패턴도 이전과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관련 소비 동향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상품 구색 변화 등 체계적인 대응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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