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실제 현장 영상 접목 B2C향 생동감 선사
고객 체험 오픈 첫날임에도 관리 운영 미흡
8일 오전 10시. AR 글래스를 체험하기 위해 서울시 창천동 LG유플러스 신촌직영점에 방문했다. 사진은 체험 스마트폰과 AR 글래스. /고혜진 수습기자

[한스경제=고혜진 수습기자] “좀비가 바로 눈 앞에 오니까 사용방법은 폭탄을 위로 던지면 됩니다.” 기자가 만난 좀비 게임은 ‘진짜‘였다.

8일 오전 10시. 서울시 창천동 LG유플러스 신촌직영점에 찾은 기자는 문이 열리자마자 주변을 빠르게 살폈다. 바로 ‘AR 글래스(증강현실 안경)’를 이날부터 8월 31일까지 고객이 직접 만져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4일 AR글라스 전문 제조기업 미국 엔리얼과 세계 최초로 B2C(소비자용)향 AR글라스를 올 3분기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출시 예정인 제품은 엔리얼의 AR글래스 ‘엔리얼 라이트’. 88g의 가벼운 무게로 승부수를 던지기 위해 체험 매장도 생겼다. 전국 24개 매장을 시작으로 서울에는 신촌, 강남, 선릉 세 지점만 체험 기계가 준비돼 있다.

AR글래스 무게는 ‘덜고’ 증강현실은 ‘높이고’ 

기계치인 기자가 오픈 첫날부터 달려간 이유는 단 한 가지였다. 좀비 게임을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게임을 하기도 전에 반했던 건 ‘AR 글래스’의 무게였다. 이날 기자가 만난 AR 글래스의 첫인상은 ‘가볍다’였다. 기자가 안경을 쓴 상태로 안경 위에 AR 글래스를 올려도 무겁지 않았다. 

우선 AR 글래스를 쓰고 LG유플러스 폰에 USB 단자를 꽂았다. 이후 스마트폰 화면에 보이는 점자 공간을 손으로 컨트롤러했다. 그러나 전혀 작동이 되지 않았다. ‘매직 핸드’라는 별명을 지닐 정도로 기계를 잘 망가뜨리는 기자가 당황하자 직원은 휴대폰을 상하좌우로 움직이라고 말했다.

폰을 쥔 상태로 위로 움직이자마자 기자의 손짓에 따라 포인터가 이동이 되기 시작했다. 화면에는 TV프로그램과 영화 목록이 눈 앞에 360도로 펼쳐졌다. 사용자 경험(UX)을 통해 콘텐츠를 100인치 이상의 대화면으로 영화 관람이 가능했다. 

VR(가상현실)과는 전혀 달랐다. 배경이 가상이 아닌 실제 현장 영상과 결합해 신기함의 연속이었다. 영화를 보고 있는데 현장 분위기를 동시에 느낄 수 있어 멀티플레이어가 된 듯한 느낌이었다. 

이른바 멀티플레이어는 Nebula 홈에 들어가면 비로소 완성됐다. 줌인과 줌아웃을 통해 여러 개 앱을 사용자가 직접 원하는 크기에 맞춰 동시에 이용이 가능해서다. 스마트폰 내부 점자로 되어있는 공간을 앞뒤로 손으로 움직이면 앱의 크기가 커졌다가 줄어들었다. 

기대감 속에 좀비 게임을 실행했다. 게임이 시작되자 바로 좀비들이 기자를 향해 달려들었다. 기자가 할 수 있는 건 폭탄을 앞으로 던지는 것뿐. 스마트폰을 콘솔(TV에 연결해 쓰는 가정용 게임기)이라고 생각하고 검지를 계속 굴렸다. 좀비가 직접 내는 사운드는 몰입은 충분했지만 다소 기괴해 AR 글래스의 왼쪽 다리 버튼을 눌러 음향을 줄여야 했다.

AR 글래스(왼쪽)는 손 안에 착 그립감이 좋았으며 좀비 게임을 실행할 때 나오는 스마트폰 화면(오른쪽)이다. /고혜진 수습기자

고객 체험 첫날 아쉬움만 남긴 채…실제 사용선 ‘무용지물’

전반적으로 AR 글래스의 체험 후기는 나쁘지 않았다. 손에 착 감기는 크기와 무게도 가벼웠으며 증강현실을 360도로 펼쳐지게 한 것도 매력적이었다. 다만 밝기를 최대로 했는데도 선명하게 화면이 보이지 않아 아쉬움도 남겼다.

아울러 이번 체험에서 진행 과정은 미흡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기자가 방문한 날은 고객 체험을 위해 오픈한 첫날이다. 직원들이 고객 맞이를 위해 작동 방법을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만 했지만 현장에서 시원한 답을 구하지는 못했다. 

또 기자가 처음 AR 글래스를 실행하려고 하자 직원은 어제는 작동이 됐는데 오늘은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AR 글래스가 바로 구현되지 않아 30분 이상을 매장에 서 있어야만 했다. 

시간이 지나고 직원이 다시 작동시켰으나 AR 글래스와 계속 실랑이를 벌였다. 강남점과 선릉점 역시 AR 글래스 체험을 위해 방문하려고 하는데 작동이 원활한지에 대한 명확한 답변은 주지 않았다.

물론 기자가 방문했던 시간이 고객 체험 오픈 첫날이라는 걸 감안하면 운영 관리가 소홀할 수도 있다. 다만 생동감있는 AR 글래스를 체험하고 싶은 고객들에게 답답함을 줄 수 있는 여지로 간주된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신촌직영점 관계자는 “상부에서 AR 글래스 사용 방법을 알려주고 가긴 했으나 고객 체험을 시작하는 첫날이라 미흡하게 숙지한 것 같다”며 “다행히 AR 글래스를 찾는 손님이나 문의 사항이 많은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AR 글래스 체험 가능한 프로그램과 게임 안내판(왼쪽)과 시범을 보이고 있는 직원(오른쪽). /고혜진 수습기자

 

고혜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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