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호 한화 감독대행. /한화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최원호(47) 한화 이글스 감독대행이 팀 재건의 초석을 다지겠다고 다짐했다.

한화는 8일 오전 “최원호 퓨처스(2군) 감독을 1군 감독대행으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한용덕(55) 감독이 사퇴하면서 최원호 감독대행 체제로 남은 시즌을 운영하며 고강도 체질 개선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한화는 최 감독대행을 선임하는 동시에 팀 재정비를 위한 코칭스태프 보직 개편도 진행했다. 7일 1군 타격코치로 등록된 정경배(46) 코치는 수석코치를 겸하며 최원호 감독대행을 보좌한다. 정현석(36) 코치는 타격 보조 코치를 맡는다. 1군 투수코치는 송진우(54) 코치, 불펜코치는 박정진(44) 코치가 선임됐다. 또 배터리 김기남(38) 코치, 수비 백승룡(38) 코치, 작전 추승우(41) 코치, 1루 수비보조 김남형(32) 코치 등이 1군에 콜업됐다.

최 감독대행은 인천고와 단국대를 졸업한 뒤 1996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했고, 이후 LG 트윈스를 거쳐 2010년 은퇴했다. 14시즌 동안 통산 309경기에 출전, 67승 73패 3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4.64를 기록했다. 이후 LG 투수코치, 재활군 코치를 거쳐 6년간 프로야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다 지난해 말 한화 퓨처스팀 감독으로 부임하며 현장에 복귀했다.

최 감독대행은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공부하는 야구인’으로 주목받았다. 모교인 단국대에서 체육학 석사와 운동역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최원호 피칭연구소를 설립할 만큼 투수 이론 전문가다.  KBO 기술위원, 국가대표팀 코치도 역임했다. 본지 프로야구 논평위원으로 활동할 때에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선수 육성을 강조한 바 있다. 최 감독대행은 지난해 한화 퓨처스 감독 부임 당시 우수 선수 육성과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 팀 문화 정립을 자신의 목표로 제시했다.

8일 오전 본지와 연락이 닿은 최 감독대행은 “서산에서 짐을 싸서 대전으로 이동 중이다. 당장 9일부터 부산 원정을 치러야 해서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한용덕 감독님께 고생하셨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7일 밤 정민철 단장님에게 부탁을 받아서 중책을 맡게 됐는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입을 뗐다.

최 감독대행은 최악의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것을 급선무로 꼽았다. “우선 연패를 끊는 것에 초점을 맞추겠다. 전체적인 팀 운영 계획은 분위기를 추스른 뒤에 짜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지휘봉을 잡은 그는 이날 바로 팀 재편 작업을 시작했다. 한화는 8일 KBO에 투수 장시환 이태양 안영명 김이환, 포수 이해창, 내야수 송광민, 이성열, 김회성, 외야수 최진행, 김문호 등의 1군 엔트리 말소를 요청했다. 투수 윤호솔, 문동욱, 황영국, 강재민, 포수 박상언, 내야수 박한결, 박정현, 외야수 장운호, 최인호를 등록했다. 최 감독대행은 2군 감독 시절 눈여겨봤던 20대 젊은 선수들을 대거 1군에 불러올리며 대대적인 팀 개편을 예고했다. “새 얼굴들을 기용해서 팀 분위기를 쇄신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날 2군으로 내려간 선수들은 대부분 30대 중후반 베테랑이다. 일각에선 체질 개선을 위해 베테랑들을 대거 정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최 감독대행은 ‘베테랑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한화는 중간층 선수들이 부족하다. 30대 주축 선수들이 많고, 20대 초반의 유망주들도 꽤 있지만, 20대 후반 주축 선수들이 타 팀에 비해 약하다”면서 “20대 초반 유망주들이 1군 주축 선수로 올라올 때까지는 30대 베테랑 선수들이 제 몫을 해줘야 한다. 베테랑 선수들과 소통을 많이 하겠다”고 말했다. 

최 감독대행은 1군 감독은 물론 코치 경험도 없는 ‘초보’다. 2011~2012년 LG 재활군, 2군 투수코치와 올해 한화 퓨처스팀 감독이 전부다. 최 감독대행은 “경험 얘기를 하면 당연히 할 말이 없다. 누구나 처음은 있다. 변수에 대해 철저하게 대비하고,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것이다. 저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저보다 경험이 많은 코치들에게 도움을 받아 위기를 헤쳐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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