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틸리(가운데) 감독.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로베르토 산틸리(55) 대한항공 감독이 선진 배구 접목을 향한 힘찬 첫 걸음을 뗐다.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팀의 첫 우승을 안긴 박기원(69) 전 감독과 과감히 결별하고, 산탈리 감독과 손잡았다. 해외 무대에서 풍부한 지도자 경험을 쌓은 산틸리 감독을 팀의 변화를 이끌 적임자로 낙점했다. 그는 2002년 이탈리아 21세 이하 남자 대표팀을 이끌고 유럽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2017∼2018년에는 호주 남자 성인 대표팀을 지휘했다. 프로 무대에서는 이탈리아, 폴란드, 러시아, 독일 리그 등에서 감독 생활을 했다.

산틸리 감독은 8일 경기도 용인 대한항공 신갈연수원에서 부임 후 처음으로 선수단 훈련을 지휘했다. 전력분석 전문가로 산틸리 감독을 보좌하는 프란체스코 올레니(44) 코치도 함께 훈련에 참가했다. 올리니 코치는 유럽, 중국 리그에서 전력분석 전문코치로 활동했다. 지난달 24일 입국한 둘은 이달 7일까지 2주간 자가격리 기간을 거친 뒤 이날 선수단과 처음 만났다.

훈련 뒤 취재진 앞에 선 산틸리 감독은 "안녕하세요. 저는 산틸리입니다"라고 한국어로 수줍게 입을 뗀 뒤 "대한항공을 이끌 게 돼 영광이다. 또한 좋은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대한항공은 지금 좋은 수프를 갖고 있다. 소스만 더 추가하면 훨씬 더 좋아질 것이다. 훈련 과정은 선수들에게 매일 조금씩 요구할 것이다. 단계적으로 선수들에게 요구했다. 오늘은 첫날이기 때문에 약하게 했다. 앞으로 훈련 때마다 강도를 높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체적인 틀을 바꾸기보다는 현재 대한항공의 배구 스타일에 디테일을 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술을 조금 더 추가하고, 크게 보면 팀 기술을 추가하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쟁’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했다. 산탈리 감독은 "경쟁 속에서 배구 센스를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쟁 훈련을 기본으로 가져갈 것이다. 그래야지 선수들이 기술적인 면을 빨리 습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틸리 감독은 V리그 남자부 최초의 외국인 감독이다. 여자부에서는 일본인 반다이라 마모루가 흥국생명 코치, 감독대행에 이어 정식 감독으로 선임돼 한 시즌(2010-2011)을 치른 바 있다. 산틸리 감독은 “첫 외국인 감독이라 더 영광스럽다고 생각한다. 30년 전에 이탈리아를 떠났을 때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다. 당시만 해도 해외로 많이 안 나갔다. 도전하는 기분으로 왔다”면서 ”부담이라는 자체를 도전이라고 받아들이고 재미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가오는 시즌 목표에 대해선  "당연히 우승이지만 그 전에 우리 팀이 우승을 목표로 했을 때 두려워하지 않는 팀이 돼야 한다"며 "또한 경기에서 이기는데 목표가 있는 게 아니라 이기는 과정과 어떻게 이겼는가가 중요하다. 과정, 준비를 어떻게 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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