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산은 등 채권단과 거래종결일 연장에 합의한 듯... 부채규모 4.5조로 증가
HDC현대산업개발 CI. /HDC현대산업개발 제공

[한스경제=정도영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오늘(9일) 한국산업은행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상황 재점검 및 인수조건 재협의 등을 요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29일 한국산업은행이 보낸 공문에 대해 회신, 인수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고 인수가치를 훼손하는 여러 상황에 대한 재점검 및 재협의를 위해 계약상 거래종결일 연장에 공감한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는 한국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이달 말까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사를 밝혀야 계약 연장이 가능하다"는 입장에 대한 답변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밝혔다.

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지난해 말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주식 매매계약 및 신주인수계약을 맺으면서 이달 27일까지 거래를 끝내기로 약속했다. 다만 해외 기업결합 승인 심사 등 다양한 선결 조건에 따라 종결 시한을 늦출 수 있는데 최장 연장 시한은 올해 12월 27일이다.

현산은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국내외에서 기업결합 승인을 위해 필요한 노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자금 조달과 인수를 위해 출범한 미래혁신준비단도 운영 중이며, 인수 후 통합에 필요한 여러 컨설팅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현산은 계약 체결 당시에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인수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인수 가치를 현저히 훼손하는 여러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산은 계약 체결 당시와 비교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가 작년 말 기준 2조8000억원 추가로 인식되고, 1조7000억원의 추가 차입으로 부채가 4조5000억원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또 1분기 부채비율이 작년 말 대비 1만6126% 급증했으며, 자본총계는 같은 기간 1조772억원 감소해 자본잠식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봤다. 아울러 당기순손실도 모두 8000억원 이상 확대돼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현산은 2019년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인이 아시아나항공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 부적정 의견을 표명해 계약상 기준인 재무제표의 신뢰성 또한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이 4월 21일 현산-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에 긴급자금 1조7000억원 추가 차입 및 차입금의 영구전환사채 전환, 정관 변경, 임시주주총회 개최 계획 등을 통보했지만, 사전동의 없이 다음날 이사회에서 본건 추가자금 차입을 승인하고, 부실계열사에 총 1400억원 지원도 통보했다고 지적했다.

현산은 이런 상황에 대해 두 달 간 약 11회 아시아나항공 등에 공문을 발송했으나, 신뢰할 수 있는 충분한 공식적 자료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산-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명시적인 부동의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나항공은 추가자금의 차입 및 부실계열회사에 대한 자금지원 등을 결정하고 관련된 정관 변경, 임시주주총회 개최 등 후속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산은 산은이 이번 공문을 통해 직접적인 논의가 가능해진 데 대해 매우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계약 당사자를 넘어 산은과 대승적 차원의 실질적인 논의로 전환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확정을 위해서는 아시아나항공의 계약 기준 재무제표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작성돼야 하고, 계약체결일 이후 4조5000억원 이상의 부채가 증가한 상황에서 계속기업으로 존속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향후 아시아나항공의 자본구조에 변동이 있는 경우에 대한 충분한 대책 마련 등 인수조건에 대해 원점에서 재협의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는 의사를 산은에 전했다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항공업계가 전대미문의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비전을 유지하며 유상증자, 사채발행 등을 통한 인수자금 조달, 국내외 기업결합신고 진행 등 아시아나항공 및 계열사의 인수를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M&A에 그룹의 사활이 걸려있는 만큼 HDC현대산업개발은 모든 이해관계자와 주주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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