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골프단 소속의 이소영, 김효주, 최혜진(왼쪽부터 순서대로). /롯데골프단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2020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그야말로 ‘고려대 출신’과 ‘롯데골프단’ 천하다. 각 부문 최상위권에 올라 있는 선수들의 대체적인 공통점이기도 하다. 고려대 출신과 롯데골프단 소속 프로골퍼들의 선전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지만, 올 시즌은 특히 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모양새다.

올 시즌 지금까지 총 4명의 우승자가 나왔는데 그 중 박현경(한국체대ㆍKLPGA 챔피언십)을 제외한 무려 3명이 고려대 출신이다. 이다연(효성 챔피언십)과 이소영(E1 채리티 오픈), 김효주(롯데 칸타타 여자오픈)가 그들이다.

이소영(23)은 대상 포인트(167점)와 상금(2억6970만8874원) 부문 모두 1위에 올라 있고 평균최저타수 부문에선 2위(68.6667타)에 포진해 있다. 김효주(25)는 평균최저타수 1위(68.0000타)를 비롯해 상금 3위(2억2454만2207원), 대상 포인트 4위(107점)를 기록 중이다. 이다연(23) 역시 상금 1억7478만2207원을 거둬 들여 이 부문 5위에 랭크돼 있다.

지난해 KLPGA 전관왕 최혜진(21)을 비롯해 박민지(22), 오지현(24)도 고려대 출신이다. 최혜진은 대상 포인트 2위(129점)를, 박민지는 평균최저타수 공동 4위(69.3333타), 대상 포인트 5위(71타)를 차지하고 있다. 오지현은 상금 부문 9위(9690만4429원)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골프단 중에선 롯데골프단이 이름값을 하고 있다. 이소영과 김효주, 최혜진이 모두 롯데골프단 소속이다. 이들 3명은 ‘톱10’ 피니시율이 100%(공동 1위)에 이른다. 이소영과 최혜진은 4개 대회에서, 김효주는 2개 대회에서 모두 ‘톱10’에 들었다.

고려대 출신이자 롯데골프단 소속인 이소영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지난 4월 제주에서 특별 훈련을 실시했다. 소속 선수들끼리 내기 등 경쟁 구도로 임하면서 실전 감각을 유지하려 했던 게 E1 채리티 오픈 우승을 하는데 좋게 작용한 것 같다. 제주 훈련에서 쇼트 게임 능력을 많이 보완하려고 했다”고 언급했다.

롯데골프단은 한화큐셀골프단과 함께 선수단 면면이 가장 화려하고 두껍기로 유명하다. 소속 선수들과 경쟁이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두 골프단은 선수에게 전문 트레이너를 붙이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소영은 과거에도 “트레이너 두 분과 매니저님이 계신다. 트레이너분들은 선수들의 대회 전후 훈련을 담당하신다”고 전했다.

롯데골프단은 선수들의 일상과 가족도 챙긴다. 이소영은 “음료수, 에너지바 등 먹을 것들을 제공해 주신다. 빼빼로데이가 되면 빼빼로를 주시고 초복에는 삼계탕을 주신다. 발렌타인데이 땐 초콜릿을, 어버이날엔 소고기 등을 챙겨주신다”고 말했다. 롯데골프단은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골프를 하게끔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정상급 선수들 중에 고려대 출신이 많은 이유도 있다. 사실 고려대에 들어와서 갑자기 기량이 상승했다기 보단 이미 완성형인 선수들이 고려대에 진학해서 그 실력을 유지한다고 하는 게 더 맞다. 고려대 홍보팀의 한 관계자는 “전인지(26) 등 유능한 선배들이 이미 길을 닦아 놓았던 터라 이소영, 최혜진 같은 후배 선수들도 입학을 원했다”고 귀띔했다.

올 시즌 고려대 다음으로 선전하고 있는 대학은 건국대다. 상금 부문 상위 10명 가운데 건국대 출신은 임희정(20)과 이소미(21), 한진선(23) 총 3명이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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