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혁(왼쪽)과 김주찬.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KIA 타이거즈가 한층 날카로워진 발톱을 앞세워 상위권 진입을 노린다.

KIA는 공수 전력을 극대화할 이적생 류지혁(26)과 베테랑 김주찬(39)이 가세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다.

올 시즌 KIA의 최대 약점은 탄탄한 마운드에 비해 허술한 내야진이다. 부동의 주전 3루수 이범호(39)가 은퇴하고, 2루수 안치홍(30)이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해 포지션 연쇄 이동이 발생했다. 유격수였던 김선빈이 2루로, 박찬호가 유격수로 자리를 옮겼다. 둘은 새로운 포지션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며 제 몫을 하고 있다.

그러나 코너 내야수 자리가 맷 윌리엄스(55) 감독에게 고민을 안겼다. KIA의 3루와 1루는 확고한 주전이 없다. 윌리엄스 감독은 장영석(30), 황윤호(27), 나주환(36)을 번갈아 기용하며 실험을 반복했지만 한계에 봉착했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장영석은 심각한 타격 부진에 수비 불안까지 노출하며 2군으로 내려갔다. 젊은 피 황윤호도 공수에서 한계를 보여 8일 2군행이 결정됐다. 관록을 앞세워 제 몫을 하던 베테랑 나주환 역시 허벅지 통증으로 2일 말소됐다. 1루도 3루 만큼은 심각하진 않지만,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타격 능력이 좋은 유민상(31)과 황대인(24)이 번갈아가며 지켰지만, 둘 다 전문 1루수가 아니다 보니 수비에서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 주지 못했다. 7일 경기까지 KIA가 치른 30경기에서 저지른 실책 22개 중 1, 3루에서만 12개가 나왔다. KIA의 1루와 3루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는 각각 7위(0.56), 10위(-0.56)로 하위권이다.

취약 포지션인 핫코너를 메울 적임자는 외부에서 영입했다. KIA는 7일 두산전 직후 투수 홍건희(28)를 내주고 내야수 류지혁을 영입했다. 충암고를 졸업하고 2012년 데뷔한 류지혁은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선수다. 두산 시절엔 내야 주전이 확실한 팀 사정상 백업 자원으로 기용돼왔다. 주 포지션인 유격수, 2루수뿐만 아니라 KIA가 기대하는 3루 수비 경험도 풍부하다. 두산에서 뛸 때 어느 팀에 가도 주전을 꿰찰 수 있다고 평가 받은 선수다. 무엇보다 빼어난 수비력을 갖춰 평소 공격보다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윌리엄스 감독의 구미에 맞다.

류지혁은 2017년부터 매년 120경기 가까이 출전했고, 큰 경기 경험도 쌓았다. 빠른 발도 갖췄다. 타격도 준수하다. 불규칙한 경기 출전에도 올 시즌 타율 0.417에 홈런 1개를 기록했다. 공수주를 두루 갖춘 류지혁의 가세는 3루뿐만 아니라 KIA 내야진 전체 깊이를 더해줄 수 있다.

KIA 야수진의 구심점인 김주찬은 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1군에 복귀했다. 허벅지 지방종 제거 수술 여파로 개막 엔트리에 승선하지 못한 그는 2군에서 감각을 조율한 뒤 1군에 돌아왔다. 김주찬은 우리 나이로 마흔이 됐지만, 지난해까지 7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2군)에서도 1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66(41타수 15안타) 2홈런 9타점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김주찬은 7일 곧바로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팀 내에서 가장 높은 타율(0.354)를 기록 중인 유민상(31)과 함께 1루를 나눠 맡을 전망이다. 

클러치 능력이 좋은 김주찬은 대타 자원으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또, 그는 2017시즌부터 2019시즌 중반까지 주장을 맡은 KIA의 ‘정신적 지주’다. 주장이자 에이스인 양현종(32)의 힘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더그아웃 리더’ 노릇도 가능하다.

KIA는 주전 중견수 김호령(28)도 합류한 터라 돌아온 김주찬과 새 얼굴 류지혁이 공수에서 제 몫을 해준다면 타선의 짜임새와 팀 뎁스가 몰라보게 좋아질 수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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