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이 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몸을 풀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끝판왕' 오승환(39)이 "과거 잘못을 반성하고 모범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오승환은 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 홈 경기에 앞서 취재진 앞에 섰다. 그동안 오승환은 해외 원정도박에 따른 72경기 출장 징계로 마운드에 서지 못했지만 이날부로 해당 징계가 해제되면서 KBO리그 실전 투구가 가능해졌다. 이로써 오승환은 2013년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로 이적한 이후 7년 만에 삼성의 푸른 유니폼을 입고 새롭게 지어진 라이온즈파크에서 공식투구를 할 수 있게 됐다.

한층 더 단단해진 체격과 검게 그을린 얼굴로 인터뷰실 문을 열고 들어선 오승환은 먼저 팬들과 선수단에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다른 선수들과 다르게 시즌 중반에 복귀하게 돼 죄송하다. 그 동안 준비를 잘한 만큼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복귀 소감 겸 각오를 전했다.

팬들과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도 전했다. 오승환은 "대구 시민구장 때보다 (라이온즈파크가) 시설이나 환경 며에서 더 좋다"면서 "관중 없이 복귀전을 하게 됐는데 좋은 야구장에서 팬들과 호흡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현재 몸 상태에 대해 "전혀 문제 없다. 언제든 등판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KBO리그 타자들과 쉽지 않은 싸움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복귀해서 보니 모르는 선수가 많다. 문제는 없다"면서 "KBO 타자들의 힘과 컨택트 능력이 좋아졌다. 메이저리그 못지 않다.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BO리그를 대표하는 신예들과 힘대 힘의 맞대결을 펼쳐보고 싶다는 의지도 전했다. 오승환은 "좋은 타자들이 많아졌다. 이정후, 강백호 같은 어린 친구들과 힘대 힘으로 붙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동시에 이대호와 재대결도 희망했다. 또 오승환은 조상우와 같이 리그에서 세이브 경쟁을 펼칠 어린 투수들에 대해 "상대팀 선수를 판단한다는 건 무리가 있지만 (조상우는) 누가 봐도 좋은 볼과 구위를 가졌다"고 평했다.

2013년 이후 7년 만에 KBO리그에서 실전투구에 나서는 오승환이 9일 소감을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승환은 KBO리그에서 변화구 구사 비중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해외 진출 전보다 확실히 변화구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강민호 포수와 많은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포수 의견에 따라가는 편이라 믿고 맡길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일 통산 첫 400세이브에 단 한 개 만을 남겨 놓고 있는 오승환은 "400세이브를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현재 팀이 치고 나가야 하는 시기다. 팀이 이기는 게 첫번째"라면서 "빨리 (기록을 달성해) 떨쳐 내고 싶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복귀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감수해야 한다. 잘못한 부분이고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충분히 반성해야 하고 자중하겠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사죄와 반성의 의미로 모범이 되는 삶을 강조했다. 그는 "야구장에서 팬들을 뵙지는 못하지만 반갑게 맞아주시는 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시각도 있다"면서 "더 많이 반성하고 더 모범적으로 생활해 잘못된 일에 연루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하며 7년 만에 삼성 유니폼을 입고 진행한 인터뷰의 마침표를 찍었다. 

대구=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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